(비즈트렌드)중국 쇼핑 성수기 된 '솔로데이'…소비 잠재력이 터졌다

올해 매출 840억위안 전망…쇼핑 경험 차별화로 고객 몰이

입력 : 2015-11-09 오전 8:52:22
"솔로데이, 연인이 없는 외로움을 쇼핑의 즐거움으로 달래세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2009년 11월11일 타오바오의 모든 제품을 50% 할인 판매하며 내건 문구다. 당시 타오바오의 하루 동안의 매출은 5200만위안(약 93억원)에 달했다. 이 때를 기점으로 솔로데이의 매출은 2010년 19억위안, 2011년 52억위안, 2012년 191억위안, 2013년 350억위안, 2014년 571억위안 등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1이 네 번이나 들어있어 '솔로데이'로 불리며 혼자인 사람들의 솔로 탈출을 염원했던 기념일이 연중 최대의 쇼핑 성수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리커창 총리가 국무원 상무회의 중 솔로데이를 언급하며 "인터넷 쇼핑 열풍의 주역이자 소비의 주요 동력"이라고 치하했을 정도다.
 
◇중국의 솔로데이는 지난 2009년 타오바오의 대규모 프로모션 이후 연중 최대의 쇼핑 성수기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지난해 솔로데이 매출 실적을 설명하는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뉴시스)
 
심리학자를 비롯한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일부 젊은이들만 즐기던 솔로데이가 범국가적인 소비의 날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외로움을 느끼는 집단에게 '소비'라는 의식으로 소속감을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수의 사람들과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만족감을 찾는 중국인의 특성과 "수요가 있으면 소비를 하게 하고, 수요가 없으면 소비를 해야 할 이유를 만든다"는 마케팅의 기본 원칙이 성공적으로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올해에도 솔로데이의 영향력은 어마어마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닐슨 리서치가 지난달 16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6%가 지난해보다 소비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한 수준의 지출을 할 것이란 응답도 33%에 달했다.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6%에 불과했다. 1인당 평균 소비 금액은 1761위안으로 작년보다 321위안(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총 소비 규모는 84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정부가 하반기 소비 기조를 낙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대목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행동도 빨라지고 있다. 솔로데이 쇼핑의 원조격인 티몰은 "단 하루 반값 판매에 무료 배송"을 내걸었고 샤오미도 공식 사이트를 통해 "모든 제품을 최소 30% 할인 판매하며 두 시간에 한 번씩 초저가 핫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소 쇼핑몰들도 3개월 전부터 홍보와 제품 물량 확보, 직원 확충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특가 판매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하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은 물론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곳도 점차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이바이스 연구 결과 39%의 소비자는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소매업체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5%의 소비자는 오프라인,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을 두루 고려해 가장 만족감을 주는 쇼핑 경험을 사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알리바바가 중국의 백화점 체인인 인타이그룹에 투자를 하고, 가전 유통업체 쑤닝이 온라인 채널을 확충하는 등 기업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계를 강화하는 이유다.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 안트파이낸셜이 내놓은 새로운 결제수단인 '마이화베이' 역시 차별화된 경험 제공을 목표로 한다. 솔로데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터넷 쇼핑의 단점 중 하나인 배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금 지급 시기를 상품 수령 후로 미루는 서비스다. 물건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익월 1~10일 중 알리페이, 위어바오,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를 진행하며, 최대 12개월까지 분할 납부도 할 수 있다. 단기금융상품인 위어바오로 지불을 하는 고객은 지급 연기 기간 만큼 이윤을 더 남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는 신용도가 우수한 고객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편 솔로데이의 소비 규모가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하다보니 크고 작은 잡음들이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의 양대 산맥인 티몰과 JD닷컴이 판매상들의 입점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티몰이 판매상들에게 자사의 프로모션에만 참여할 것을 종용했다는 내용을 JD닷컴이 공상총국에 실명 제보 했고 티몰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맞선 것이다.
 
웹사이트 보안도 문제다. 지난해의 모니터링 결과 타오바오로 가장한 피싱 사이트는 3288개에 달했다.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해킹 공격도 2억 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둬쇼우당'이라 불리는 인터넷 쇼핑 중독도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 검색과 가격 비교에 열을 올리며 합리적 소비를 하는 듯 하지만 실상은 별로 필요 없는 것까지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솔로데이가 임박할 수록 충동구매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줄잇는 배경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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