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김태훈(31·JDX멀티스포츠)이 2015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최종전에서 짜릿한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27개월여 만에 맛보는 우승 감격이다.
김태훈이 8일 '카이도골프 엘아이에스(LIS) 투어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좋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김태훈은 8일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컨트리클럽(파72·7241야드)에서 열린 '카이도골프 엘아이에스(LIS) 투어챔피언십'(총상금 3억원·우승상금 6000만원) 마지막 날 3라운드를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연더파 70타로 마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김태훈은 18개월 만에 우승을 노리며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치던 후배 박준원(29·하이트진로)을 1타차를 따돌리고 개인 통산 두 번째 국내 우승컵을 안았다. 김태훈의 이전 우승대회는 지난 2013년 8월 보성컨트리클럽 클래식이다.
이번 대회는 당초 4라운드로써 예정됐지만, 전날 악천후로 인해 3라운드로 축소돼 진행됐다. 이날도 비록 대결은 진행됐지만 날씨가 궂어 대다수 선수들이 좋은 기록을 내기 어려웠다.
김태훈은 경기 뒤 “2013년 보성CC 클래식에서도 얼떨결에 첫 우승을 경험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보너스 경기라 생각하고 큰 욕심 없이 참가해 우승했다. 27개월 만의 우승이어서 더욱 기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준원에 1타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태훈은 15번홀(파3)까지 박준원에 1타차로 끌려갔다. 하지만 16번홀(파5)에서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215m를 남겨두고 19도 유릴리티로 두 번째 샷을 해 투온에 성공, 7m 거리에서 두 번의 퍼트로 마무리하며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마지막인 18번홀(파4)에서 김태훈은 오른쪽 해저드 지역으로 티샷을 보냈고, 박준원 또한 왼쪽 해저드 지역에 티샷을 날렸다. 두 선수는 모두 그린을 바로 공략할 수 없어 레이업(lay up)을 선택했다. 박준원은 75m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해 6m 파 퍼트를 남겼고, 김태훈은 60m 거리에서 세 번째 샷을 해 2m 파 퍼트를 남겼다.
박준원의 6m 파 퍼트가 홀을 피했다. 반면 김태훈은 침착하게 2m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김태훈은 파 퍼트 성공 후 주먹을 불끈 쥐면서 대회 우승자의 벅찬 감격을 유감없이 표했다.
김태훈은 경기 이후 "2013년 보성CC 클래식 때처럼 우승 기대 없이 참가한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 마지막 홀 박준원 선수와 동타인 상황이라 많이 떨렸지만, 웨지 샷감이 요즘 좋아 자신이 있었다. 27개월 만의 우승이고 올해 마지막 대회로 정말 멋진 보너스를 받게 된 것 같아 더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힌 후 "캐디를 해주시는 아버지(김형돈·54)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준원 선수도 잘 쳤지만 내 스스로 좋은 기회를 못 살린 경우도 많았다"면서 "조급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면 역전의 찬스가 올 것이라 믿었고 16번홀(파5)에서 찬스를 잘 잡아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우승의 원동력을 말했다.
김태훈은 "KPGA 코리안투어는 이제 마무리됐고 JGTO Q스쿨을 위해 15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좋은 결과를 내서 내년에는 국내무대와 일본무대를 병행하고 싶다."고 한국·일본 투어 병행 의지에 대해 밝힌 후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전지훈련은 체력훈련 위주로 국내에서 한다. 다만 2월중순 3~4주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꾀할까 생각 중"이라고 향후의 계획을 말했다.
김태훈. 사진/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이성호(28)와 홍성민(31)은 각각 4타씩을 줄여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어서 김인호(22)가 6언더파 66타로써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종전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올해의 상금과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부문에서 모두 1위가 될 수 있던 이수민(22·CJ오쇼핑)은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최종합계 6언더파 210타 공동 11위로 처졌다. 이수민은 신인상만 받게 됐다.
이날 대회를 통해 이번 시즌 상금왕은 3억1560만원을 벌어들인 이경훈(24·CJ오쇼핑)이 받게 됐다. 이태희(31·OK저축은행)가 대상(포인트 2190)을 확정지었고, 김기환(24)이 평균타수 70.125타로 평균타수 상인 '덕춘상'을 타게 됐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