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말 신흥국 증시가 또다시 충격을 받을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미국의 고용여건 호조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며 “앞으로 한 달 이상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특별한 이상 조짐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연내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27만1000명 증가해, 시장예상치(약 19만명)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실업률은 전월 5.1%에서 5%로 낮아졌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의 재부각은 신흥시장의 자금유출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한 주(10월29일~11월4일)간 신흥시장펀드에서 자금이탈이 발생, 3주 만에 자금유출로 전환됐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의 자금이탈이 가장 컸는데, 중국과 한국이 각각 46억9000만달러, 20억달러 유출되며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높아진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신흥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지난 3분기 중에 글로벌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관련해 변동성 확대를 경험했던 점을 볼 때 충격은 있을 것”이라며 “당시보다는 현재 달러 수준의 레벨이 높은데, 달러강세 속도에 가속이 붙으면 취약국가에서는 환위험 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 앞서 미리 충격을 경험한 학습효과 등의 영향으로 그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류 팀장은한국시장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재정건전성, 외환보유고 등을 고려할 때 원자재 국가 등 여타 신흥국에 비해 위험은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재부각 속에 전거래일 대비 0.75%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는 3.22% 급락했다. 류 팀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12월로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금리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고, 국내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저금리라고는 하지만 실제 단기적으로 보면 올라가고 있다”며 “금리 상승이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에 많이 몰려있는 점, 매수 주체가 없는 점 등이 증시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