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눈건강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적잖다. 나이 탓이라 여기고 시력이 나빠져도 방치하기 일쑤다. 평소에 눈건강 관리에만 신경써도 사전에 눈질환을 예방할 수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김용란 건양의대 김안과병원장의 도움말로 연령별 눈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눈은 영유아기에 모든 기능이 완성되므로 초등학교 입학 전 정기적인 안과검진은 필수다. 특히 출생 직후 신생아들의 경우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시기를 놓쳐 시력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이 시기 눈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약시와 사시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이다. 시력발달이 되지 않는 약시의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사시 역시 초등학교 입학 전에 교정을 해줘야 정상적인 시력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기의 경우 해마다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 적어도 1세, 3세, 6세 때에는 반드시 안과를 찾는 게 좋다. 1세에는 대략의 시력검사와 영아내사시, 중증안과질환 발견을 위해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3세 경에는 원시, 근시, 난시, 짝눈 등의 굴절이상과 약시 등에 대한 검사를 하고 필요하다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치료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대체적으로 만 7~8세 전후까지 시력이 발달이 거의 완성되기 때문에 시력발달이 멈추기 전인 6세 경에 정밀검사를 통해 안경 착용의 필요성과 간헐외사시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필요 시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10대 청소년기에는 스마트폰, 컴퓨터, TV등 디지털 기기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눈을 피로하게 해 안구통을 유발할 수 있다. 눈 깜빡임 수가 줄어들면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성장기에는 근시 진행속도가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근시, 난시, 원시, 약시 등 굴절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한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 사용의 올바른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활동량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외상에 의해 눈을 다치는 일도 많다. 눈 안구뿐 아니라 눈 주위를 둘러싼 뼈가 부러지는 안와골절도 흔하다. 눈 주위에 강한 충격을 받은 뒤에는 외견상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반드시 안과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20~30대에는 콘택트렌즈 착용이 빈번해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매일 깨끗하게 세척하고 관리해야 하는 콘택트렌즈는 바쁘다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소홀하게 관리하면 안구건조증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다. 심할 경우 각막 손상까지 일으켜 시력저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사용방법을 준수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선택할 때는 가격보다 착용감과 눈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본인에게 맞는 소프트렌즈렌즈를 선택하거나 처음 적응이 다소 힘들더라도 산소투과율이 높은 RGP 하드렌즈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염증 등의 문제가 있으면 즉시 렌즈 착용을 중단하고 안경을 써야 한다.
40~50대에 노안을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점점 퇴화됨에 따라 두께 조절이 힘들어져 초점이 흐려지는 것을 말한다. 가까이 있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눈물이 말라 건조함을 느끼거나 눈이 침침하고 흐릿하게 보이기도 한다. 노안은 대체로 돋보기 착용으로 해결하고 심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노안의 발생을 지연시키고 젊고 건강한 눈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60대 이상은 백내장, 눈물질환, 황반변성 등 질환을 잘 대처해야 한다. 백내장은 통증이 없어 잘 느끼기 어렵지만 진행하면 점차적으로 안개가 낀 것처럼 눈앞이 흐릿하게 보이며 시력이 감소하게 된다. 시야가 뿌옇고 답답한 느낌이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백내장을 의심해 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자주 나는 경우가 많다. 노화에 따라 눈물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는 경우에는 눈물길의 막힌 지점과 정도에 따른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황반변성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망막질환이다. 직선이 구부러져 보인다든지 시야의 중심부위가 잘 안 보인다든지 하는 것이 초기증상이다. 적극적으로 치료받는다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시력이 상당히 호전된다.
김용란 원장은 "영유아에서부터 중장년, 고령층까지 연령별 눈건강관리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며 "눈에 이상이 느껴질 경우는 빠른 시일 내에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눈건강은 평소에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연령별 눈건강 관리법에 유념하고 관리에 신경쓰면 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