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사건·사고에 발목 잡힌 수입차 업계

입력 : 2015-11-11 오후 2:31:18
[뉴스토마토 강진웅기자]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던 수입차 업계가 연이은 사건·사고로 발목이 잡혔다. 사상 첫 수입차 연간 판매량 20만대 돌파가 확실하지만, 폭스바겐 사태, BMW 차량 화재 등 악재가 계속 나오며 궁극적 목표였던 점유율 20% 달성은 당분간 미뤄야 할 모양새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신규 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1% 늘어난 19만6543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10만대를 돌파한 수입차 연간 판매대수가 고속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20만대를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이에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3.92%보다 늘어난 16%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폭스바겐 전시장에 차량이 전시돼 있다. 사진/ 뉴시스
 
하지만 이 같은 수입차 시장 성장세는 당분간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9월 중순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불거진 뒤 수입차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 하락이 이어져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디젤 파문으로 지난달 9월 대비 67.4% 급감한 947대를 판매했다. 폭스바겐의 침체로 지난달 수입차는 9월보다 14.5% 줄어든 1만7423대를 파는데 그쳤다.
 
게다가 최근 한 달여 동안 전국에서 BMW 차량 7대가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차량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MW는 사태가 악화되자 결국 지난 10일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공식 사과하고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잇따른 사건·사고로 수입차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높은 수리비와 부품값, ‘차만 팔고 보자’는 식의 업체들의 무책임한 영업과 부실한 서비스 등 수입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도 함께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업체들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결국 ‘차가 없어서 못 판다’고 할 정도로 활기를 띄던 수입차 시장은 자동차 구입 성수기임에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무이자 할부, 파격적 할인 혜택 등을 내세워 판매량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달 한 달간 전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파격적인 가격 프로모션을 발표했다. 현금으로 구매한다면 최대 1772만원을 할인해 주는 혜택을 제공 중이다.
 
BMW코리아는 11월 한 달간 BMW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2016년식 3시리즈, 5시리즈 구매 시 워런티를 조건부로(금융상품 1년 유지시) 1년간 연장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파격적인 판매 전략이 기존 고객의 불만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는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악재로 각 판매점마다 비상이 걸린 것은 사실”이라면서 “이달 판매조건을 보고 고객들이 이전보다는 많이 방문하고는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할인폭이 너무 커 수익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미 차량을 구매한 기존 고객들의 불만도 커 이를 수습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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