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KDB대우 증시포럼'을 개최했다. 사진/KDB대우증권
내년 국내증시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공존하는 '바이플레이션(Bi-flation)'이란 세계 경제의 환경과 국내 기업들의 높아진 재무리스크 등이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은 11일 서울 콘랜드 호텔에서 열린 '2016년 KDB대우 증시포럼'에서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지난 7년간 이어진 트렌드가 가고 또 다른 트렌드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리스크 요인이 많아 변동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내년 국내 증시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으로 '바이플레이션'과 기업 재무리스크를 꼽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내년 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공존하는 바이플레이션"이라며 "서비스업 물가는 인플레, 제조업 물가는 디플레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11년 하반기 이후 4년째 지속되고 있는 제조업 디플레가 기업 부실로 전이되면서 경제와 자산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장은 "국내증시가 2011년 6월 이후 약 53개월이라는 사상 최장 기간의 횡보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코스피의 높은 제조업 의존도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의 높아진 재무리스크도 경계 대상으로 꼽힌다. 김 부장은 "최근 한국 경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저성장에 놓여있다"며 "과거 경기후퇴는 일회성 쇼크에 따른 경기 급랭 이후 반등이 뒤따랐지만, 2011년 하반기부터 4년째 침체가 지속되며 탈진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현재 재무적 한계 기업 수는 전체 제조업체의 27.5%(이자보상배율 1미만, EBITA(차입금/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비율 5 이상 기업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재무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로 1700∼2150을 제시했다. 김 부장은 내년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신자산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금이 가진 매력이 커질 것"이라며 "디플레 국면에서는 현금이 유리하고,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