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체면 구기는 스마트폰 1위 사업자 삼성전자

입력 : 2015-11-1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최근 들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가장 높지만 이익이 애플에 크게 뒤쳐지는 데다 중국업체의 저가 공세도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부에서는 향후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23.7%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지켰다. 2위인 애플은 13.6%를 기록하며 삼성과 10%포인트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내실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리서치 회사인 캐너코드 지뉴어티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4.5%인 8100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판매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애플은 4800만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4.5%의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이익의 94%를 독식했다. 삼성은 애플에 비해 훨씬 많이 팔고 더 적게 번 셈이다.
 
삼성전자는지난 8월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었다. 사진/ 삼성전자
 
애플의 독주가 날로 강해지면서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애플 신제품 출시 피하기'가 한창이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에서 노트 시리즈를 공개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갤럭시노트5'를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출시했다. 덕분에 애플의 '아이폰6S'가 출시되기 전까지 노트5가 선전했고,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은 6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삼성의 다음 신제품인 '갤럭시S7'의 조기 출시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은 2월 말~3월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제품을 공개한 뒤 4월에 판매에 들어갔다.
 
하지만 갤럭시S7은 1월에 공개한 후 2월 말쯤에 출시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AT&T가 갤럭시S7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이폰7을 내년 여름에 조기 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삼성이 애플과 출시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 점유율면에서는 삼성은 1위 사업자이지만 사실상 업계 판도를 쥐락펴락하고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건 애플"이라고 말했다.
 
중국업체의 공세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의 지배력과 중저가폰 시장에서 신흥국 현지 업체들의 입지를 감안하면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중국 제조사의 진출이 늘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삼성이 더 이상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스마트폰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 벤 바자린은 삼성전자가 5년 내에 스마트폰 사업을 철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하락세를 면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 "그 어떤 혁신도 그들을 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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