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3분기 실적부진을 겪은 두산중공업이 사업다각화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원자력, 화력 등 발전설비와 해수담수화 플랜트에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6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4.8% 감소했다. 매출(3조8636억원)은 9.0%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360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주요 수주가 4분기로 몰린 데다가 대형 설계·구매·시공(EPC)프로젝트 종료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설비사업은 투자규모가 크고 자본의 회수기간이 길어 거시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만큼 꾸준한 먹거리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기존 발전설비사업에 ICT를 덧입혀 사업다각화로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남 창원 본사에 '발전소 원격 관리 서비스 센터(RMSC)'를 개설한 데 이어 서울 사무소에 '소프트웨어 센터'를 열었다. 이 두 곳은 발전소 운영 관련 정보를 빅데이터화 하고 이를 토대로 발전소 이용률과 효율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문을 연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두산중공업의 ICT 역량 강화의 주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곳을 통해 원격 모니터링, 공정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기계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또 스마트 기기를 통한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ICT벤처들과 사물인터넷(IoT)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첨단 ICT 기술을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9월 처음 ESS 사업에 진출해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 주관하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사업' ESS 분야 주관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파이프·벤딩 전문기업 광진엔지어니링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어 이달 전력거래소 본사에 ESS 주기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ESS 시장은 올해 1204MW(약 1조8000억원)규모에서 오는 2024년 3만1522MW(약 35조원) 규모로 연평균 약 40% 성장이 예상된다.
그룹과 계열사들의 ICT 기술 접목도 눈에 띈다. 두산은 국내 주택용 연료전지 업체인 퓨얼셀파워와 건물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했다. 연료전지란 수소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얻는 설비로, 향후 두산중공업의 발전설비 사업에 접목 가능한 영역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원격조정 시스템인 두산 텔레매틱스 시스템(TMS)을 개발해 작업 중인 굴삭기 위치와 가동상황, 엔진 및 유압계통 등 주요 시스템의 상태를 실시간 관리하고 고객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 창원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내에 자리잡은 두산의 메이커스페이스. 이 공간은 스마트 기계 부품을 만들고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곳으로 벤처기업인들은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시제품을 저가에 제작하고 시험해볼 수 있다.사진/두산중공업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