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 1년…내분사태 상처 보듬기 '호평'

"2년내 리딩뱅크 가시화"…비은행 강화·지배구조 안정 '과제'

입력 : 2015-11-22 오전 10:00:00
지난해 KB내분사태 이후 취임한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그동안 내분사태로 상처 입은 조직을 추스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2년동안 대우증권 인수, 비은행 부문 강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주력하면서 지배구조 강화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등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한 후 임영록 전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갈등으로 촉발된 내분 사태를 수습하는 중책을 맡은 이후 조직을 정상궤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면서 '리딩뱅크 탈환'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대우증권 인수전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굵직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내분사태 이후 수습 상황을 지켜본 고위 관계자는 "윤 회장이 취임한 후 변화를 보면 CEO의 리더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고 평가했다.
 
본격적으로 2기 체제를 맞는 윤 회장의 앞에는 쉽지 않은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리딩뱅크(1등 은행)으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주택은행과의 메가 합병을 성공시킨 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리딩뱅크 자리에 올라선 뒤 2009년부터는 줄곧 신한은행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또한 신한지주(055550)의 은행비중은 50%를 밑도는 가운데 KB금융의 은행 비중은 60%를 넘어서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1여년동안 은행 비중이 80%에서 60%대로 낮아진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리딩뱅크 탈환은 어렵지만 앞으로 2년내에 실적 우위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B금융이 현재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대우증권을 인수해 기존의 KB투자증권과 통합할 경우 업계 1위 증권사를 보유하게 된다.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비롯해 은행과 보험, 증권을 아우르는 금융지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국민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컨소시엄이 다음달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자 인가를 취득할 경우 핀테크(금융+기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진화를 선도해 나가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금융권에 불고 있는 성과주의 문화 확산도 조직 체질 개선의 필요성과 연결된다. 최근 윤 회장은 '자가진단 서비스' 도입을 추진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중요한 만큼 성과주의 문화 도입은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체질 개선이 장기적인 과제라면 지배구조 강화에도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KB금융의 내부통제 강화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최근 윤 회장은 고심 끝에 그룹의 사장직을 2년 3개월만에 부활시키고 비은행 사업 부문을 총괄하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행장 겸임이 필요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사장직을 부활시킨 것"이라며 "하지만 윤 회장이 다져놓은 경영기반이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임기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만들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년동안 내분사태 이후 내홍을 겪은 조직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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