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칸(사진)이 사무기기 전문 업체인 제록스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이칸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제록스의 지분 7.1%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이칸은 제록스의 제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제록스의 최대주주는 뮤추얼펀드 뱅가드그룹으로 총 지분의 8.37%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칸은 이 서류에서 "제록스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이사회 및 경영진들과 함께 실적 개선을 위해 전략 변화 등을 논의하고 이사회 취임 가능성 또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제록스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경영 전략 등이 바뀐다면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제록스는 3400만달러(주당 4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5년만에 적자 전환한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인 2억6600만달러(주당 22센트)에서 크게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매출은 4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억달러에서 9.6%나 급감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서비스 부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줄어든 24억달러를 기록했으며, 문서기술사업 매출도 12% 감소한 18억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매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사무 용품에 대한 수요도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떄문이다.
제록스 측은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회사 매각을 제외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또한 지난 몇 분기간 구조조정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올해들어 제록스의 주가는 22% 급락했는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0% 이상 급등했다.
한편 같은날 아이칸은 미국 대형 보험사인 AIG에게도 회사 분할을 압박했다. 아이칸은 "AIG 주주들이 회사 분할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AIG가 생명보험회사, 주택담보대출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 세 회사로 나누어야 한다"는 기존의 의견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