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진만기자] 침체 일로를 걸었던 건설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시장에 봄바람이 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향후 건설 경기의 지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2대 건설지표, 즉 건설선행지표인 건설 수주와 공사진행 중인 물량을 뜻하는 건설기성 수치가 6월 이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6월 건설수주는 지난해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이처럼 건설수주가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37.8%) 이후 6개월만으로 지난 1월(-15%), 2월(-20.7%), 3월(-14.7%), 4월(-8%), 5월(-18.5%) 등으로 최근까지 하락세를 나타냈었다.
건설기성 역시 공공과 민간부문의 동반 호조로 전달보다 12.1%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4% 늘었다.
특히 건설경기 회복 전망의 장밋빛 근거는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이 모두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두 지표가 모두 두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7년(건설수주 18.4%, 건설기성 12.9%) 이후 2년 5개월만으로 두 지표가 플러스를 보인 마지막 시기는 2008년 5월(16.4%, 7.5%)이었다.
또한 건설 경기가 정부의 대규모 재정집행으로 간신히 연명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최근 민간부문이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민간부문 공사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1%로 지난 5월 -10.5%보다 크게 좋아졌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건설경기 전망을 밝게 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주택은 14만5585가구로 5월 15만1938가구에 비해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월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5월 12만8170가구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역시 6월 말 현재 5만2711가구로 6개월 만에 1430가구가 감소했다.
이처럼 미분양주택물량이 줄어든 이유는 정부의 양도세 면제 등 규제완화정책과 신규 분양 감소 등의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본 궤도에 올라섰다고 단언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토목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건설경기가 올라가는 측면이 있지만, 내년에는 SOC예산이 급감하면서 토목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 건설이나 투자도 올해보다 회복이 되겠지만 침체될 가능성이 큰 만큼 건설경기가 내년까지는 L자형으로 부진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서 건설 경기 침체 수준은 조금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침체 상황일 것”이라며 “내년 역시 주택공급이나 수주상황이 2007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이렇게 되면 작년부터 3년 연속 주택공급이 불안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택 가격의 불안 요소도 크다”고 내다봤다.
뉴스토마토 최진만 기자 man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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