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중국의 산업경쟁력 향상으로 한국 기업과의 경쟁력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우려감을 나타내면서 기술경쟁력 강화와 투자환경 개선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이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중국 리스크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수요둔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보다 더 유의해야할 부분은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향상되면서 우리나라 기업과의 경쟁력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의 연계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중국경제의 구조전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의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력 둔화보다 산업경쟁력 향상에 따른 국내 기업들과의 경쟁력 격차 축소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총재는 "중국의 수요부진이 거시리스크라고 한다면 기업간의 경쟁력 축소는 미시리스크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큰 도전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서 기술경쟁력, 브랜드경쟁력 자체를 키우는게 중요하다"며 "정부 또한 투자환경을 개선시켜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우리 경제에 직접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간접효과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간담회에는 김세직 서울대교수, 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 유창범 BoA메릴린치 서울지점 대표, 이만종 고려대 교수, 정인석 다이와증권 전무가 참석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