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 115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은경제연구소는 7일 발표한 '세계경제 회복 기대감 고조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자본수지가 개선되며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한국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환율하락 압력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특히 최근 달러화 공급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21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자금 조달이 활기를 띠면서 달러화 부족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호재가 맞물리며 환율의 하향안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앞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해 흑자폭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하반기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시장에 만연했던 위험회피 성향이 다소 누그러들며,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도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는 모두 16조원으로, 외국인들은 지난달 모두 6조원 가량의 주식을 사들였다. 한달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연구소는 또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리보(Lobor, 런던 은행간 대출금리)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 외국인의 채권매수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모두 22조원으로, 당분간 이같은 순매수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용하 산은경제연구소 구미경제팀장은 "글로벌 위험회피 성향이 서서히 완화되며 신흥국을 향한 자본유입이 빠르게 전개될 것"이라며 "특히 신흥국 중 자본시장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한국으로 자본이 재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구소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가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진입, 동유럽 위기 재발 등의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다"며 "이같은 위험요인이 현실화될 경우 환율 하락속도는 제한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원-엔 환율의 경우 엔 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 자금을 빌려 고수익 외화에 투자하는 거래)의 재개와 일본경기의 회복세 진입 가능성 등이 겹치며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일단 원화의 점진적인 강세가 반영돼 올 하반기 원-엔 환율은 100엔당 평균 1235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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