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는 10일 취임 6개월을 맞는다.
윤 장관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월10일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지명된 '올드보이'는 재정지출 확대와 세제지원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해 단기간에 한국 경제를 안정기에 올려놨다.
국내총생산(GDP)은 취임 전이던 작년 4분기에 전분기대비 -5.1%에서 지난 2분기에 2.3%로 회복했다. 같은 기간 민간소비도 -4.6%에서 자동차 세제지원 등에 힘입어 3.3% 늘어났다.
희망근로 등 추경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힘입어 지난 6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000명 증가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는 7월에 전년 동월 대비 1.6%로 9년2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금융시장의 안정세도 뚜렷하다. 주가는 1600선을 넘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로 안정됐다.
◇ 위기이전 수준 회복해가지만..'난제 산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빨리 회복할 것"이라고 찬사를 쏟아 냈고, 블룸버그의 칼러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고 극찬했다.
6개월만에 일궈낸 성과는 그 만큼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남겨진 문제점들도 만만찮다.
지금까지 힘겹게 쌓아올린 경제 획복의 성과들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의한 것이다. 경제 전반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를 우선 살려놓고 봐야 했기 때문에 텅텅 비어가는 국고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고, 풀린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일일이 점검할 여유도 없었다.
당장 3분기 경제지표들이 2분기에 비해 악화될 전망이다. 하반기에 경제를 반석위에 올리지 못하면 위기는 반복될 수 있다.
돈 쓸 곳은 많은데 쓸 돈은 부족한 현실 때문에 MB정권의 기조인 '감세'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도 숙제다.
지지부진한 기업 구조조정, 공기업 개혁, 불안정한 국제금융시장,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민간투자 등 이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만 남은 셈이다.
한 마디로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는 말이다.
◇ 출구전략 고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도 깊다. 섣부른 출구전략의 추진은 회복세를 탄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너무 늦으면 거품이 끼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국내외의 호평에도 윤 장관은 "정부의 재정정책 때문이지 민간의 자생적 회복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해야한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민간의 투자가 부족하다며 기업들에게 "투자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3분기에는 정부 재정투입의 효력이 사라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희망근로가 끝나는 연말이면 고용문제가 또 다시 심각한 문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희망근로 등 한시대책 중 일부는 내년까지 연장할 방침이다.
기업의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의 핵심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신빈곤층의 탄생과 갈수록 벌어지는 양극화 문제, 얇아지는 중산층, 저출산문제 등은 윤 장관이 풀어야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하반기에 남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감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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