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 뉴스토마토 강진웅기자] 국내 철도업계가 수익성 악화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며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업계는 현재의 수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철도산업이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철도 차량 제작업체 현대로템은 26일 창원공장에서 자사 임직원을 비롯, 성신RST, 케이비아이테크 등 주요 협력사 대표가 참석해 '위기에 처한 국내철도산업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철도부문 매출은 1조7000억원이었다. 이 중 해외수주는 6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해외수주는 2012년 1조7000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 1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하향세다. 해외수주 급감으로 현대로템은 지난해 영업손실 4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철도 신규수주는 약 2500억원, 해외수주는 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현대로템은 해외수주 감소의 원인으로 막대한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과 일본의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해외 각국은 정부차원의 지원이 막강하다"며 "중국은 100억달러(약 11조원)의 인프라 관련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일본도 아시아개발은행(ADB)과 협조해 아시아 인프라 확충에 1100억달러(약 127조원) 지원 계획을 밝히는 등 각국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프랑스, 일본, 중국 등 주요국들이 정부차원의 금융지원과 외교력을 통해 자국 철도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를 지원하는 추세고, 현지화 기준도 마련해 자국 철도산업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는 현재 자국 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가 전무하고, 입찰은 완전경쟁의 국제 입찰로 진행되고 있다.
철도업계는 각 발주처의 철도차량 구매방식이 여전히 최저가 입찰제도로 추진되는 것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현재 해외에서는 대부분 '종합평가제'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3년 인도에서 수주한 1조원 규모의 델리메트로 3기 전동차, 2009년 그리스 아테네 전동차 프로젝트는 가격 부문에서 각각 2위, 3위에 그쳤지만 기술력과 운영실적 등 종합평가에서의 우위로 수주에 성공했다. 결국 기술적인 면에서는 타국 업체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최근 2년간 수주가 좋지 않아 추후 일부 공장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도 검토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주 후 출고까지는 3년이 걸리는데 현재 창원공장은 생산량이 급감해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출 수 있다”며 “의장공장 기준으로 내년 1월 가동률은 103%지만,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17년 12월에는 가동률이 21%까지 급감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에 속해 있어 인건비 수준이 높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플랫폼 공유 등의 기술적 측면에서 원가 절감에 힘쓰고 있다.
장현교 현대로템 창원공장장(전무)은 “솔직히 우리회사의 인건비 수준으로 중국을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1년에 약 25개 차종이 공장에서 혼류 생산이 되기 때문에 설계부터 일정부분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연구하고 있어 추후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부사진. 사진/ 현대로템
창원=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