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 국회에서 엄수

함박눈 내리는 영하권의 궂은 날씨. 박 대통령은 불참
황교안 “고인이 염원한 나라 실현해야. 경제 재도약과 통합의 시대 열겠다”
김수한 “국민을 사랑하고 섬겨 오신 진정한 문민 정치가”

입력 : 2015-11-26 오후 5:18:40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영결식이 26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친지, 장례위원회 의원, 국가 주요 인사, 각계 대표, 해외조문사절단, 일반 시민 등 경찰 추산 약 7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체감온도 영하 5도 안팎의 추위와 함박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 탓에 행사장에 마련된 좌석 곳곳엔 빈자리가 보였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교안 국무총리는 조사를 통해 고인의 민주화 공로와 대통령 재임 시절 개혁추진 등 업적들을 언급하고 “대통령님께서 염원하셨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분단을 극복해 통일의 길을 열고 경제, 사회 각 부문의 구조개혁과 체질개선을 통해 경제 재도약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며 “또한 이념과 종교, 지역과 계층의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통합의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도 추도사를 통해 “대통령님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섬겨 오신, 진정한 문민 정치가였다”며 “대통령님의 생애는 시련과 극복, 도전과 성취의 대한민국 민주헌정사 그 자체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국가장 절차에 따라 고인의 종교인 개신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순으로 4대 종교의식이 진행됐다. 또 부인 손명순 여사와 장남 은철·차남 현철씨 등 유족들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 각계 조문객들이 헌화와 분향을 했고, 고인의 애창곡이기도 했던 ‘청산에 살리라’가 추모곡으로 연주됐다.
 
약 1시간30분간 진행된 영결식을 마치고 운구차량은 국회를 떠나 상도동 사저와 내년 완공을 앞둔 ‘김영삼대통령 기념도서관’을 경유해 장지인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다.
 
안장식은 현충원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약 1시간20분가량 헌화·분향, 하관, 예배, 허토 순으로 진행됐다. 노제와 추모제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유족의 뜻이 반영돼 생략됐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다자외교 강행군으로 인한 건강악화를 이유로 이날 국회 영결식에 불참했다. 대신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배웅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영결식 참석과 관련해 대통령 주치의는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있으면 곧 있을 해외순방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서 장기간 외부공기 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차가 출발하기 직전 빈소에 다시 가서 김 전 대통령과 영결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한 번 위로하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함박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오후 서울 국회앞마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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