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야수 중에서 '최대어'로 꼽히던 3루수 박석민(30)이 삼성을 떠나 NC의 품에 안겼다. NC는 박석민에게 한국 프로야구 야수 중 최고의 계약 총액을 안겨줬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FA(자유계약선수)의 자격을 얻은 선수인 박석민과 계약기간 4년, 총액 96억원(계약금 56억원, 연봉 7억5000만원, 플러스옵션 10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고 30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의 옵션은 조건 달성이 어렵지 않은 사항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석민은 과거 윤석민(KIA)의 FA 계약 총액인 90억원을 사실상 넘기며 FA 역대 최고 계약을 체결한 셈이 됐다. 박석민은 이번 FA로 받는 연봉 중 매년 2억원씩 총 8억원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를 돕는 데 쓰기로 했다.
배석현 NC 단장은 이번 계약에 대해 "다이노스가 더욱 강해지고 창원시민과 야구팬들이 사랑하는 팀이 되려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국내 최고 3루수라는 점에 대한 평가, 야구팬과 동업자인 선수들과의 관계, 유소년 야구에 대한 기부계획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박석민 선수의 의지를 확인한 뒤 함께 하기 위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좋은 조건에 FA 계약을 맺은 박석민은 "먼저 나를 성장시켜 준 삼성과 대구라는 무대, 팬들께 송구한 마음이 크다"면서 "어디에서든 열심히 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FA로 삼성을 떠나 새 팀으로 향하는 심정을 밝혔다.
이어 그는 "NC 다이노스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경기모습뿐 아니라 분위기도 조화롭고 끈끈해 많은 선수가 좋아하는 팀"이라며 "김경문 감독님 역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함께 원칙을 지키며 존경받는 야구인이다. 팬들의 사랑과 NC의 관심과 투자에 감사드리며 팀 안팎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경문 NC 감독은 이번 박석민 영입에 대해 "팀에 필요한 선수여서 구단에 요청했고, 함께 할 기회를 준 구단과 다이노스를 택한 박석민에게 모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면서 "박석민이 이호준, 이종욱 선수 등 팀 선배, 동료들과 조화를 이뤄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석민. 사진/뉴스1
다음은 NC다이노스 구단이 발표한 박석민과의 계약 관련 문답이다.
-박석민의 영입 과정에 대해 알려달라.
▲박석민 선수가 원 소속팀과의 협상이 결렬돼 새로운 팀을 찾는다는 소식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시즌 마치고 구단의 전력강화 회의 결과 우리 팀(NC)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필요한 포지션이 어디인지 검토하고 FA 영입 대상에 대한 검토를 했다. 다각적인 데이터 분석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박석민 선수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고 협상을 진행했다.
-박석민과 협상은 어떻게 진행했나.
▲29일 오후 만나 협의를 했으나 옵션 등에서 차이가 있었다. 30일 오후 다시 만나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
-역대 FA 최고 대우다.
▲국내 최고 3루수에 맞춰 대우했다. 영입 경쟁이 붙으면서 금액 오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마지막 순간 팬들께 아쉬움을 드린 결과가 나왔고 우리팀에 꼭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 구단의 전력분석 회의 등을 거쳐 데이터 분석까지 면밀히 진행했을 때 박석민 선수는 가치가 크다고 판단했다. WAR 등 분석결과 박석민 선수는 국내 야수 중 최정상급 성적을 최근 수년간 꾸준히 내고 있다. 4~5승을 더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울러 박석민 선수가 실력 뿐 아니라 팬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 쇼맨십이 많은 선수다. 마산구장을 찾은 팬 규모가 정체돼 있었는데 박석민 선수가 테임즈 김태군 선수 등과 함께 창원시민과 야구팬들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는 점도 적극 고려했다.
-박석민 선수의 기부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박석민 선수가 FA 계약을 앞두고 가족들과 상의해 내린 결정이다. 두 아들 준현(9), 서준(3)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이웃과 어린이들에 대한 지원과 보호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일회적인 기부가 아니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조만간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
-박석민의 입단식 계획은.
▲별도 입단식 계획은 없다. 계약을 마치고 박석민 선수가 이호준, 이종욱 등 베테랑 선수들과 통화를 하고 먼저 인사했다. 선수들끼리 만나는 자리를 따로 가질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FA로 입단한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선수도 별도 입단식을 하지 않았다. 계약 이후에는 팀의 일원으로서 하나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