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에서 죄명을 잘못 적은 판결을 대법원이 직권으로 바로잡았다. 판사가 판결문에 서명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된 가운데 법원의 또 다른 실책이 드러난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사기죄로 기소된 맹모(4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고, 원심판결의 법령 적용 중 경합범처리 부분의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를 '사기죄'로 경정한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맹씨에 대한 사기의 점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판결의 법령의 적용 중 경합범처리 부분의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는 '사기죄'의 오기임이 분명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해 직권으로 이를 경정하기로 한다"고 덧붙였다.
맹씨는 지난 2012년 8월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중고차를 대신 구매하면 수입차와 교환해준다는 명목으로 해당 중고차를 인도받는 방법으로 총 4회에 걸쳐 1억2300만원 상당의 승용차를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맹씨는 2011년 초 이모씨 등과 공모해 급전이 필요한 대출의뢰인 명의로 할부금융회사로부터 자동차 할부금융대출을 받아 대출금을 나누고, 자동차는 이른바 '대포차'로 유통하는 수법으로 총 7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지만, 2심은 "수 차례 동종 사기 범행으로 처벌받고도 누범 기간에 다시 사기 범행으로 다수의 피해자에게 상당한 액수의 손해를 입힌 점에 비춰 볼 때 그에 상응하는 엄벌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앞서 맹씨는 2008년 2월20일 대전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2010년 8월11일까지 대전교도소 논산지소에서 복역했으며, 2013년 1월11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후 그달 19일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