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2016년 주식시장은 이미 시작됐다

입력 : 2015-12-06 오후 12:00:00
어느 새 12월이다. 2015년을 희망차게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를 정리하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 시작이 있으니 끝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연말이 다가오자 올 한해 동안 투자자와 함께 웃었던 기쁨과 서로 걱정하며 불안해 했던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졸업식 시즌이 되면 상투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졸업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 투자도 그렇다. 투자는 수익에 대한 평가로 시간을 구분 짓곤 한다. 그런데 평가가 이루어지는 시점에도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다. 해가 바뀐다고 해서 새로운 투자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 시계는 일상적으로 달력으로 표시된 것과 다르다. 내년을 위한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와 기회를 찾고 싶지만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 일 뿐이다.
 
글로벌 금융 환경의 최대 변수인 미국 금리인상 결정을 ‘유동성 장세의 끝’이라고 지레 짐작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비정상적이었던 통화정책의 종료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미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는 것은 정상화된 경제에 맞춰 기준금리를 되돌린다는 의미가 맞다. 12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상승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완만한 물가상승은 소비를 자극할 수 있다. 국제유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달러화 강세가 심화되지 않는다면 그리고 수급과 관련된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국제유가의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이 결정된다고 해서 현재의 투자환경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는 여전히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2016년 주식시장은 ‘상고하저’ 시장을 전망한다. 상반기 증시에 대해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첫째, 물가의 방향성 때문이다. 2016년은 상품가격의 변화가 크지 않는 한 현재의 저물가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변동폭만을 놓고 보면 물가의 방향은 1분기 중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불을 위협하며 급락했었다. 이란의 원유수출 재개로 추가적인 가격하락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하락 폭이 지난해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미국 금리인상은 현재 예상대로 시작될 것이다. 물가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경제의 질량은 팽창하기 마련이다. 미뤄진 투자와 소비가 촉진되고 기업이익 증가 기대감도 강화될 수 있다.
 
둘째, 한국 경제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수출과 내수 모두 제한적인 수준에서의 회복에 그치기는 하겠지만, 2016년에는 점진적으로 저금리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 시점이다. 지난 9월말 기준 광공업지수와 경기종합지수의 순환지표가 2년 평균의 확장국면 진입을 앞두고 있다. 대외적으로 예상치 않은 돌발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거시지표 회복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한 시점이다.
 
현재의 예상대로 2016년 시장이 ‘상고하저’의 추세가 맞는다고 투자자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기준 금리 1.5% 시대에 주식시장의 상승이 기대된다면 주식비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에 투자해야 하는 전략이 필요할까? 글로벌 유동성이 지속되며 외국인 수급환경의 개선이 유력하다면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정 업종과 기업보다는 외국인투자자들의 ‘바이(Buy) 코리아’ 전략에 따라 업종 대표주들의 고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거꾸로 대형주 기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에는 금년 상반기와 같은 중, 소형주 상승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저성장 시대, 성장성을 담보한 중, 소형주가 갖는 매력은 수 차례 강조된 바 있다. 성장주 투자는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서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이다.
 
그럼 중기적 관점의 투자자는 어떨까? 과거에도 그렇듯이 1월 수익률이 우수한 종목을 공략하기를 권하고 싶다. 코스피 200 구성종목의 연간수익률 추세를 보면 1월 승자가 연간 전체의 누적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이 확인된다. 지난 11월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의 매도 공세와는 달리 코스닥 시장에서의 순매수는 이 같은 투자 패턴에 대비한 선취매 일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12월 주식시장은 2015년을 마무리 하는 시간이 아닌 2016년의 투자분위기를 결정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금년 마지막 FOMC 결과가 발표되고 이에 대한 평가,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반응 등이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포는 늘 불확실성과 새로운 것에 대한 예측의 어려움에서 시작된다. 지난 2년간에 걸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이제 사라질 것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든 아니면 추가적인 충격이든 시장의 반응이 확인된다면 투자자들은 적응하며 새로운 투자기회를 찾을 것이다. 2016년 주식시장은 이미 시작됐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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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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