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현대기아차는 '옥동자', 쌍용차는 '버린 자식'?

정부·지자체 홀대-우대 양상 뚜렷

입력 : 2009-08-11 오후 12:47:41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쌍용차와 현대기아차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의 대우가 묘하게 대비되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쌍용차는 홀대하고, 현대기아차는 우대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쌍용차가 장장 80여일 가까운 파업 사태를 마무리짓고 회생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이를 보는 정부의 시선은 차갑다.

 

파업기간 중 정부는 무개입 원칙을 천명하며 어떠한 지원도 없을 것임을 밝혔다. 파업이 종료된 뒤에도 일각에서 쌍용차 구제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지식경제부는 11일 확실한 투자자가 나서야만 추후 지원을 검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은 사실상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 역시 당장의 운영자금을 제외하고 신차개발비용 등 회생을 위한 필수 금액 지원은 당장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도 쌍용차가 요구한 노후차 세금 감면혜택 연장을 사실상 거부했다.

 

노후차 세제지원 등 정부의 자동차 산업 활성화방안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상반기 눈부신 실적을 올리게끔 도운 일등공신으로 지식경제부가 이달말 종료를 검토중이다. 이 제도는 지난 5월부터 시작됐으며, 쌍용차는 파업기간과 비슷하게 겹치는 바람에 거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정부와 지자체의 따뜻한 관심을 받고 있다.

 

아반테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되자마자 환경부가 장관 관용차로 이를 구입, 홍보효과를 누렸으며, 서울 각 구청도 하이브리드 모델 220대를 관용차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천시는 한발 더 나아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는 과천시민에게 1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가 제공하는 50만원 할인혜택을 더하면 과천시민들은 200만원의 할인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다른 지자체도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보조금 정책을 추진중이며, 빠르면 연내에 보조금을 주는 자자체가 몇곳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대비는 정부나 지자체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이 아니고 현대기아차의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차량 개발과 이에 따른 친환경마케팅이 거둔 성과라는 측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활로를 찾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면서도 냉대만 받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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