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진출 사상 첫 수입차 시장 연간 판매 1위를 노리는 벤츠코리아의 질주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내년 초 신규 라인업 준비로 인한 물량 조절에 11월 판매가 라이벌 BMW에 크게 뒤지며 전망이 어두워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1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국내시장에서 각각 3441대와 4127대씩을 신규 등록했다. 이로써 양사 누적판매는 BMW 4만2563대, 벤츠 4만2044대를 기록했다. 하반기들어 벤츠의 첫 패배인 동시에 지난 10월 뒤집은 연간 누적 판매 1위를 한달만에 재역전 당했다.
양 사는 올들어 수입차 시장 1위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왔다. 상반기 먼저 웃은 것은 BMW였다. 연초 두달 연속 벤츠에 판매왕 자리를 내준 BMW는 3월과 5, 6월 1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6월에는 역대 수입차 월간 판매 최다인 5744대로 상반기 누적 판매 2만4206대를 기록하며 벤츠를 따돌렸다. 같은 기간 벤츠는 똑같이 세달씩을 나눠가지고도 2만2923대 판매에 만족해야했다.
하반기는 시작과 동시에 벤츠의 반격이 매서웠다. 7월 3976대를 판매하며 50대 가량 근소하게 BMW를 앞선 벤츠는 내리 4달 연속 수입차 시장 판매 1위에 오르며 하반기 싹쓸이를 시작했다.
벤츠는 이 기간동안 연간 누적 판매 3만8603대를 기록하며 3만8436대의 BMW를 근소한 차이로 역전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벤츠코리아 출범 이후 13년만에 수입차 왕좌를 노려볼 만한 기반이 마련된 것.
하지만 지난달 공급 물량이 발목을 잡으며 제동이 걸렸다. 인기 컴팩트 모델인 A클래스를 비롯해 다음달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둔 SUV 모델 GLK, M클래스가 물량 조절에 들어가면서 여전히 높은 수요를 뒷받침 하지 못했다.
반면, BMW는 출시 이후 적은 물량에 판매량이 따라주지 못했던 1시리즈 물량을 비교적 넉넉하게 확보하며 11월 판매를 전월 대비 1000대 이상 끌어올리며 벤츠와의 누적 판매 격차를 500대 이상 벌렸다.
여기에 이달 역시 BMW는 주력 판매 모델들의 물량 조절이 당분간 없어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벤츠는 당장 1월 신차 2종을 비롯해 A클래스 신형 모델 준비 등을 위해 물량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전히 수요가 높은 인기 모델들의 고객 수요가 직접적 판매와 연결될 수 없는 셈이다. 벤츠코리아 측은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처럼 비교적 큰 판매 격차를 보인 달도 더러 있었지만 올해 양사 평균 월간 판매 격차가 440여대인 점을 감안했을 때 벤츠의 막판 역전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편"이라고 전망했다.
BMW 1시리즈(왼쪽)와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오른쪽). 사진/각 사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