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민 담긴 '2016년형 아슬란'

입력 : 2015-12-07 오후 2:23:22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출시 후 판매 부진으로 단종설까지 제기되는 등 ‘계륵’ 신세가 된 아슬란의 2016년형 모델을 내놨다. 고객 요구사항을 반영해 내놓은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량 확대에 나섰지만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아 현대차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005380)는 7일 가격은 내리고 상품성을 개선한 2016년형 아슬란의 시판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30일 출시 이후 1년 동안 축적된 고객들의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사양을 재구성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운전석·동승석 통풍시트, 4.6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 뒷좌석 다기능 암레스트 등을 엔트리 트림인 ‘G300(3.0) 모던’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은 선택사양으로 변경했다. 가격도 트림별로 103만~245만원 인하했다. 사실상 현대차가 아슬란의 판매량 증대를 위해 승부수를 걸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 출시 후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며 “현대차 브랜드의 위상을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으로서 품격과 고객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아슬란은 수입 고급 세단에 뺏긴 소비자를 되찾기 위한 내수 전략 차종으로 출시됐다. 올해 판매 목표는 2만2000대였다. 그러나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아슬란 판매량은 8061대에 그쳤다. 그랜저(7만5982대)와 제네시스(3만2951대)에 한참 못 미쳤다.
 
오히려 그랜저와의 동일한 플랫폼 등 그랜저와 제네시스 틈에서 어중간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아슬란은 두 차종의 판매량만 갉아먹는다는 굴욕적인 평가까지 나왔다.
 
일각에선 ‘아슬란 단종설’도 제기됐지만 만일 아슬란을 단종한다면 현대차가 전략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 돼 결국 실현되지 않았다. 게다가 기존 플래그십(최고급차) 모델이었던 에쿠스가 최근 출범한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로 편입되면서 아슬란은 현대차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 됐다. 이에 현대차는 고객의 목소리를 대폭 반영한 2016년형 아슬란을 내놨다.
 
아직까지 상황은 녹록치 않다. 수입차 업계는 재고소진을 위해 연말 대규모 할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데다 내년에도 잇따라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또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높은 기아차의 신형 K7(완전변경 모델)도 내년 1월 출시를 앞두고 있어 또다시 ‘형제’간에 판매 전쟁을 벌여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빠지면서 현대차 브랜드의 최고급 모델은 자연스럽게 아슬란이 돼야 하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가격보다 품질 경쟁에 나서겠다는 당초 포부와 달리 가격 인하 카드를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이상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2016년형 아슬란. 사진/ 현대차
 
강진웅 기자 multimovie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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