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재보험'이라고 하면 모두 손해보험사의 일반보험을 떠올린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생명보험사들도 신계약의 70~80%를 재보험사에 다시 보험을 든다. 생명보험사의 재보험은 단순한 위험전가 뿐 아니라 경영상 목적, 포트폴리오의 이전, 자본의 효율화, 지급여력 및 신계약 비용 조달을 통한 활성화 등의 목적으로 재보험을 활용한다.
현재 한국 생명보험시장은 양극화 및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인해 급격히 위축 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IFRS의 도입과 여러가지 규제의 완화에 따른 경영상의 현안들도 산적돼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생명보험사들도 '재보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재보험사인 스코르(SCOR)의 한국 지점인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SCOR Global Life Korea)는 기존 본사 의존형 솔루션 제공 형태를 탈피해 한국 시장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그 중심에 서서 일하고 있는 노동현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 대표를 만나봤다. (편집자)
노동현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SCOR Global Life Korea) 대표(사진)는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생명보험 재보험'사의 대표다.
스코르 한국지점은 지난 1997년 설립돼 2014년 기준 자본금 1122억원 자산 3420억원의 지점으로 성장했다. 스코르 한국지점은 지점 산하에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부문으로 나누어져 있다. 노 대표는 그 중 생명보험의 대표인 것이다.
95년에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재보험 파트장을 거쳐 삼성생명 상장 TF에 근무한 그는 2010년 트랜스아메리카 홍콩 아태지역 이사를 거쳐 2013년 44세의 나이로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 대표에 올랐다.
현재 스코르 한국지점에서 생명보험의 보험료 비중은 2014년 기준 1715억원으로 지점 전체 매출 2478억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의 2012년 매출은 1163억원으로 연평균 23%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 재보험 출재에 대한 니즈가 적은 국내 보험시장의 여건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성장은 매우 이례적이다.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는 기존 본사 의존형 솔루션 제공 형태를 탈피해 한국시장 중심의 솔루션 제공의 틀을 마련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과 고객에 적합한 솔루션 개발에 최적화된 조직이다. 또한 보험 영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 중심형 마케팅을 지양하고 고객의 가치 증대를 위한 재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있다. 이런 가치증대 마케팅이 한국 지점의 이례적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 생명보험 재보험 시장 새로운 기회 열린다
노 대표는 한국의 생명보험 재보험 시장은 "도전과 기회가 상존한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의 보험 시장은 양극화 및 장기 저성장 국면으로 인해 급격히 위축 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IFRS2단계 도입과 여러가지 규제 변화에 따른 경영상의 현안들도 산적하다. 재보험 시장 역시 신계약 창출 및 규제변화에 어려움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재보험 관점에서 보면 국내 생명 및 장기보험 재보험시장은 지나치게 상품 혹은 위험율 개발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한국 보험시장은 세계 8위 규모로 대부분의 상품이 이미 도입돼 있어 이런 상품이나 위험율 측면에서 새로운 시장 창출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해외 재보험 시장은 재보험 수수료가 자본으로 인정되며 보험사 실적 안정화를 위한 경영 수단으로 재보험이 활용되고 있다. 보험사의 전반적인 위험 관리 뿐 아니라 경영의 전략적 수단으로 재보험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경영 수단으로 재보험을 활용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 재보험을 경영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전무하다.
노동현 대표는 이 부분을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IFRS 2단계가 도입되면 재보험 기법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생명보험의 경우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수위험에 대한 활발한 재보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에 책임있는 구성원이 돼야 한다
노 대표는 “기업은 끊임없이 성장할 수 없다”며 “이제는 얼마나 좋은 기업으로 이 사회에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성장 하는가 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코르 글로벌 라이프 코리아는 올해 잡혀 있던 고객사의 해외 세미나를 철회하고 일일 자선 호프 행사로 전환했으며 해외 세미나로 책정된 금액을 ‘선덕원’이라는 단체에 기부 하기로 했다. 일일호프는 오는 17일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스코르 한국 생명보험 임·직원들이 아이들을 위한 강사로 나서는 등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