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9일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로부터 요청받은 21개 기술 항목에 대한 수출허가(E/L) 승인을 했다고 밝혔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미측으로부터 21개 기술항목에 대해 기술이전을 받기로 했다. E/L 승인은 11월 30일에 났다”며 “이 문서에 한미 6개 기관이 서명을 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 외교부, 방위사업청 등 정부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지난 1일부터 3일간 미국을 방문해 KF-X 사업 관련 기술 이전을 위한 다양한 협의를 가졌다”며 “미측으로부터 큰 틀에서 21개 항목에 대해 기술이전을 받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 기술적으로 구체화가 필요한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사업 추진 중에 추가 협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정부는 이번 방문 결과를 반영해 사업 착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KF-X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인식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는 KF-X 사업에 대해 가능한 최대한도로 지원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장명진 방사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 리스크관리 소위원회’(위원장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에 출석해 비슷한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자리에서 장 방사청장은 ‘아직 협상중’이라는 이유로 21개 기술항목 가운데 구체적으로 몇 개 항목을 승인받기로 했는지 자세한 협상내용은 설명하지 않았고, 그 결과 회의가 정회되는 등 일부 의원들이 크게 반발했다.
소위 위원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방사청 측이 설명을 애매하게 해 위원들이 퇴장하기도 했다”면서 “21개 기술항목에는 수백개의 세부항목들이 있다. 만약 방사청이 그걸 다 미 정부로부터 수출허가 승인을 받았다면 우리가 앞으로 회의를 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군과 방사청은 지난해 9월 록히드마틴의 F35A를 차기전투기(FX)로 선정하면서 록히드마틴 측으로부터 절충교역 형식으로 KF-X 개발에 필요한 25개 기술을 이전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미 정부가 4대 핵심기술 이전에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 리스크관리 소위원회 첫 회의에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