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TV 업체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1·2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철옹성처럼 버티고 있지만 가격을 무기로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TV 시장에서 가격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가격만으로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내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CL은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에 이어 이달 한국시장에 상륙한다.
롯데하이마트(071840)를 통해 제품을 유통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공법을 택했다.
TCL이 국내 시장에 내놓는 제품은 풀HD TV 40·50인치(LED40D2700·LED50D2700)와 HD TV 32인치(LED32D2700) 등 3종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동급 제품 대비 20~30% 정도 가격이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꼽히는 커브드 UHD TV 55인치와 65인치(C55H8800FS·C65H8800FS) 등 2종도 추가로 선보인다. 보급형 제품을 위주로 경쟁을 펼친 뒤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가격만 싸다'는 인식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샤오미는 내년 초 MI TV로 한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샤오미는 이달 초 자사 제품 MI TV(L40M2-AD)에 대해 국립전파연구원 적합성 평가를 통과해 인증을 획득했다.
이 제품은 40인치 풀HD 해상도를 갖췄다. 샤프 패널이 사용됐으며, 화면 두께는 14.5㎜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도 내장됐다. 때문에 스마트 TV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게임 기기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명암비는 5000대 1이며 코텍스 A9 쿼드코어 1.45GHz 중앙처리장치(CPU)가 탑재됐다.
MI TV는 샤오미의 고유 유통방식인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전망이다.
11년 전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하이얼은 온라인 위주로 제품을 팔다 4년 전 롯데하이마트에 입점하며 오프라인으로 세를 확장했다. 초기에는 세탁기·에어컨·냉장고 등 백색가전 위주였지만 지금은 TV까지 가전 전 제품을 다루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는 TV에서 나오고 있다. 주력 제품은 풀HD TV 40인치·55인치, HD TV 32인치·24인치 등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TV 업체들의 진출이 중저가 TV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 TV 업체들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가격 경쟁력이 있어 상품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프리미엄 제품은 당장 큰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방송환경에 맞는 화질 구현과 UHD 방송 수신기 채용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더욱이 국내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하고 있다. 자국산 제품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일본에서 성능·화질·디자인 등 전 부문에서 일본을 앞섰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시장 공략에 맥을 못추렸듯 국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이 초기에는 가격을 강점으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는 쉬울 것"이라며 "다만 한국 시장에서 계속해서 제품을 팔기 위해서는 AS 문제를 손쉽게 하고, 한국 기업들과 성능 경쟁을 겨뤄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IFA2015 TCL 부스에 전시된 110인치 커브드 UHD TV를 관람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