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고속도로 통행료가 4년만에 인상된다. 서울시 종량제 봉투와 부산 택시 요금 등 공공요금에 이어 서민들 시름을 달래주던 소줏값, 여기에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오르면서 연말을 맞은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 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지난 2011년 2.9% 인상 이후 동결됐던 고속도로 통행료를 오는 29일 자정부터 4.7% 인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고속도로 통행료는 원가의 83% 수준이지만 원가 수준으로 인상할 경우 이용자 부담이 커지는 점을 고래해 물가상승률 수준만 반영했다는게 국토부의 설명했다.
하지만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느끼는 체감 인상률은 물가인상률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퇴근 등 단거리 이용자 부담을 고려해 기본요금(900원)은 동결했지만 주행요금을 늘리는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현행 km당 41.4원이던 주행요금은 44.3원으로 7% 인상된다.
이에 따라 경부선의 경우 서울~오산(31.3km) 구간은 승용차 기준 2500원에서 2600원으로 인상률이 4%에 그치지만 주행거리가 긴 서울~부산(394.9km) 구간은 1만8800원에서 2만100원으로 6.9%나 인상된다.
민자고속도로 5곳도 통행료가 3.4% 오른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경우 현행 6500원에서 6800원으로, 천안~논산은 9100원에서 9400원, 대구-부산 1만100원에서 1만500원, 인천대교 6000원에서 6200원, 부산-울산은 38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른다.
강희업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은 "지난 2011년 통행료 인상 이후 3년간 물가상승률을 고래해 연간 통행료 수입 총액 기준으로 인상률을 정했다"며 "통행료 인상으로 예상되는 추가재원은 연간 1640억원 규모로, 안전시설 보강에 집중 투자하고, 이용자 편의 증진 사업에도 400억원 정도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교통과 종량제 봉투 등 가격 인상에 고속도로 통행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울산시가 버스요금을 성인 카드기준 1140원에서 1250원으로 9.6% 올리기로 하는 등 지자체별로 버스와 지하철 요금도 잇따라 인상되고 있다.
또,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21곳이 최근 인천 수도권매립지 생활폐기물 반입수수료 인상에 따라 일반종량제 봉투값을 인상한데 이어 강남과 서초, 중구, 강서 등도 내년 초 인상할 예정이다. 여기에 부산시는 내년 택시요금을 16.7% 인상할 계획이다.
윤철한 경실련 부동산·국책 감시팀 팀장은 "미국 등 해외 많은 국가들은 공공요금 인상에 있어 시기나 인상폭을 알리거나 원가를 공개하는 등 국민과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절차가 전무하다"며 "이번 고속도로 통행료의 경우 요금 인상으로 인한 상습 정체구간 해소나 서비스질 개선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권순일(36)씨는 "소주가격에 여러 공공요금들이 오르고 있는데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오른다고 하니 갑갑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