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개 점포 선점, 치열한 싸움

CU vs GS25

입력 : 2015-12-14 오후 3:12:38
'9343 vs 9233'. 국내 편의점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씨유)와 GS25의 지난달 말 기준 점포 수는 각각 1만개를 눈 앞에 두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027410)과 GS25의 GS리테일(007070)은 각각 1만개 점포 선점을 두고 치열한 영토경쟁이 한창이다. 지난 8월 가장 먼저 9000호점을 돌파한 CU를 GS25가 무서운 기세로 점포 수를 확장하며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실적부진의 늪에 빠진 유통업계 중 유일하게 '나홀로 상승' 중인 편의점업계를 이끄는 두 기업은 끝없이 경쟁 중이다. 소비자를 끌어올만한 이색적인 PB(자체 브랜드)상품 개발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 여기에 가맹점을 운영하는 경영주와의 상생협력까지 앞장서 점포 수 1만개 달성을 선점해 업계 1위를 수성 혹은 탈환하겠다는 다짐이다.
 
BGF리테일, 과감한 상품혁신·질적성장 앞장
 
BGF리테일은 2012년 '21세기 한국형 편의점'을 표방하며 지난 20여년 동안 일본식 시스템에 정체돼있는 국내 편의점 시장을 개편하기 위해 오랜기간 사용해왔던 업계 1위 편의점 '패밀리마트' 간판을 과감하게 내렸다. 새롭게 올라온 간판은 'CU'. 국내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성향에 최적화해 개발한 편의점 모델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의 경영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가맹점 수익력 향상에 초점을 둔 질적성장 전략'"이라며 "차별화된 점포와 서비스, 상품 그리고 가맹점과의 동반성장을 바탕으로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차별화 서비스다. 트렌드에 민감한 업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차별화 서비스를 내놓으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기존 택배, ATM 등에 국한되던 편의점의 이색 서비스는 이제는 휴대폰 배터리 교환, 문서출력에 이어 배달서비스까지 내놓으며 '생활밀착형' 편의점의 모습을 갖추며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Cafe GET 브랜드를 론칭해 끝없이 성장 중인 테이크아웃 커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상품연구소'를 오픈해 상품혁신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쉐프, 조리·소스·시즈닝 전문가, 영양사 등의 인력이 배치된 상품연구소는 단기적으로는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의 핵심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1인가구 증가 등 최신 트렌드에 맞춘 신규 카테고리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BGF리테일이 상품연구소를 만든 것은 최근 편의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 중 하나로 PB상품이 꼽히기 때문이다.
 
CU가 운영하고 있는 PB상품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전년 대비 100개 가량 증가한 600여개로 평균 운영 상품수의 20~25% 수준이다. 이에 PB상품은 2013년 7.6%, 지난해 9.1%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보였고 올 1~3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2%나 매출이 상승했다. 올해 1~11월 CU의 판매 상위 10개 제품 중 무려 4개가 PB상품이었다. 특히 PB상품인 '델라페 컵얼음'은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제 편의점 사업의 미래 경쟁력은 상품에 있다"며 "지금까지 편의점은 가장 가까운 곳, '접근성'이 가장 큰 무기였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집 앞 편의점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내가 원하는 상품이 있는 편의점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경영주와의 상생도 놓치지 않았다. 4단계에 걸친 개점 전 매출검증을 강화하고, 24시간 운영의 틀을 깨고 경영주의 매출이익 배분율을 높이는 등 수익성을 강화한 가맹조건 개선, 신규점 초기 안정화제도, 점포분석 보고서 제공 등을 통해 경영주의 수익 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 지난 1월 '가맹점 상생협의회'를 출범해 경영주와의 소통에 나섰고, 가맹점 긴급인력 지원제도와 종합건강검진·차량정비·경조사·콘도 지원 등 경영주를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GS리테일, 20년 이상 경영주 '의리'의 편의점
 
LG25 시절부터 국내 시장에서 편의점 사업을 이끌어온 GS2가 올해로 출범 25주년을 맞았다. 오랜 기간동안 늦은 밤까지 우리의 골목길을 지켜온 국내 편의점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GS25는 적극적인 점포확장 정책에 따라 2012년 7138개였던 점포 수는 2013년 7774개, 지난해 8290개에 이어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9233개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실상 포화상태로 더 이상 신규 출점이 쉽지 않은 국내 편의점업계에서 점포확장을 노리려면 통상 5년마다 가맹계약이 만료되는 경쟁사의 기존 점포 '간판'을 바꾸는 방법 뿐이다.
 
GS25의 가장 큰 무기는 오랜기간 '의리'를 지킨 경영주들이다. 20년 이상 간판을 바꾸지 않고 영업하는 경영주만 20명에 달한다. 1991년에 사업을 시작한 광장점주는 한 자리에서만 24년째 영업 중이다. 또 15~19년간 GS25를 운영하며 곧 20년을 앞두고 있는 경영주도 44명이나 된다. 경쟁사에 '간판'을 뺏기지 않는 최선의 방어가 최고의 공격인 셈이다. 점포 유출을 최소화하고 신규점포를 끌어오는 전략이 속속 적중하고 있다.
 
가맹본사와 경영주간의 좋은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은 남다른 상생정책이다.
 
업계 최초로 경영주와 근무자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단체상해보험 비용을 전액 본부가 부담하는 상생제도를 마련했다. GS25는 과거 1991년부터 각 점포의 재산종합, 현금도난보험 전액을 본부가 부담한 바 있다. 또 경영주 직계 가족의 경조사비와 장례용품, 장례지도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경조사나 입원으로 인해 경영주가 매장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본부직원을 파견해 매장을 관리해주는 엔젤서비스제도를 업계 최초로 개발·시행하고 있다.
 
특화된 서비스와 다양한 상품 또한 놓치지 않았다. 현금 입출금, 프로스포츠 입장권 발매, 공공요금 수납, 휴대전화 충전, 택배서비스와 쇼핑몰 상품 픽업·반품 서비스는 전통적인 서비스가 된 지 오래다. GS25는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 상품들을 출시하면서 고객들의 편의와 즐거움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나만의 냉장고' 애플리케이션이다. 1+1, 2+1 상품 구입시 추가로 제공받은 증정품을 앱에 보관했다가 유효기간 중 전국 어디서나 찾아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능의 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밖에도 GS25는 지난달부터 도입한 키오스크복합기를 통한 컬러프린트, 컬러복사, 팩스, 주민등록등본 출력, 토익성적표발급 등 신개념 생활편의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2000여가지의 PB상품은 경쟁사와의 차별화와 고객만족을 동시에 꾀했다. 기존 상품보다 질적 가치를 높여 고객이 상품의 고품질에 대해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홍석천과 손잡고 내놓은 홍라면과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은 최단기간 판매신기록을 세우며 라면 돌풍을 일으킨 바 있으며, '김혜자 도시락'은 푸짐한 양으로 국내 편의점 업계에 도시락 열풍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편의점업계 점포수 1만개 선점을 앞두고 CU와 GS25의 경쟁이 한창이다. 각자 차별화된 서비스와 제품 등으로 승부하며 가맹점을 운영하는 경영주와의 상생에도 앞장서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GS리테일)
 
BGF리테일- 백종원 앞세운 CU "품질로 승부"
 
CU는 유명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콜라보레이션한 도시락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모델의 유명세보다는 제품의 품질에 집중했다.
 
CU는 지난 9월 요리연구가 백종원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함께 극비리에 관련 상품을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해 MOU체결부터 상품 개발 장소까지 최대한 외부 노출을 삼가했다. 유명인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슈화되는 것보다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백종원과 BGF리테일 상품개발부서는 상품 기획부터 메뉴 구성에 이르기까지 주요 과정을 함께 고민하며 음식 본연의 맛을 향상시키기위해 집중해 4개월 가량의 상품 개발을 통해 CU와 백종원의 노하우가 담긴 도시락을 내놓았다. 특히 백종원이 상품 기획부터 제조 레시피와 마지막 테이스팅까지 직접 참여해 출시를 결정했다.
 
김정훈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백종원씨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의 맛, 색, 구성까지 다각도의 변화를 줬다"며 "도시락뿐만 아니라 주먹밥 등 CU가 갖고 있는 상품력과 백종원의 노하우가 결합된 집밥같이 따뜻하고 푸짐한 신선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CU는 충청남도 공주, 경상남도 함안, 전라북도 익산 등 국내산 쌀 중 완전립 90% 이상의 햅쌀만을 사용해 도시락, 주먹밥 등 모든 미반(米飯)상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도시락 제품에 우수한 품질의 쌀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밥 전문가인 '밥 소믈리에'가 쌀의 구매부터 밥의 제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갖고 최상의 밥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지난달 30일 '상품연구소'를 오픈해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의 핵심 카테고리 강화에 나섰다. 고객에게 상품을 선보이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소화할 수 있는 독자적 R&D(연구개발) 설비를 갖추고 질적성장과 품질혁신을 꾀했다.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통해 경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CU의 의지다.
 
GS리테일- 신동엽 도시락, '혜자 열풍' 잇는다
 
편의점 도시락은 알뜰하고 간단히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몰이를 시작했다.
 
단순히 한 끼 알뜰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맛의 도시락을 출시하게 되면서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신뢰가 커지면서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매출 증가율은 91.9%에 달한다.
 
고객들이 맛있는 도시락에 대한 니즈가 강해지면서 편의점 업체들은 한 끼를 더욱 맛있게 해결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리미엄 도시락을 내놓고 있다.
 
그 중심에 GS25가 2013년 말 출시한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이 있었다. 8가지의 다양한 한식 반찬으로 풍성함과 알뜰한 가격이 큰 호응을 얻으며 편의점 도시락 열풍을 이끌었다.
 
올해 김혜자 도시락은 무려 1400만개나 팔리며 지난달 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59.6%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김혜자 진수성찬 도시락' 단품으로만 올해 250만개를 팔아치우며 편의점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GS25는 한식의 느낌을 살린 김혜자도시락 외에도 퓨전 음식인 마이홍(홍석천)도시락, 외식풍의 신동엽도시락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며 도시락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양호승 GS리테일 편의점도시락 MD는 "GS25는 한식의 느낌을 살려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김혜자 도시락 외에도 최근 새롭게 선보인 신동엽브랜드 먹거리, 퓨전음식 풍의 마이홍(홍석천) 도시락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홍석천 도시락으로 유명한 '마이홍 도시락' 시리즈를 통해 젊은 고객들이 선호도를 조사해 그 결과를 제품에 반영하며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또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신동엽 도시락을 통해서는 트렌디한 편의점 먹거리를 지속 개발하고 여러 가지 상품과 모디슈머 레시피를 적극 제안해 나갈 예정이다.
 
편의점업계가 도시락 열풍을 이어가기 위한 차별화전략이 한창이다. 업계는 백종원, 신동엽 등을 모델로 내세우며 도시락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GS리테일)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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