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본입찰 D-7…KB금융 vs 증권사 신경전 가열

자산관리 대중화냐 자본시장 강화냐…금융개혁 적임자 자처

입력 : 2015-12-14 오후 3:00:13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인수후보자들 간의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자산관리 대중화와 자본시장 강화 등을 내세운 가운데 서로가 대우증권(006800) 인수 적임자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은행권 금융지주사인 KB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금융투자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뛰어든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증권사가 인수해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IB)들과 견줄만한 메가톤급 증권사가 나온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전이 은행과 증권업계 사이의 대리전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는 오는 21일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을 진행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대우증권 인수전에 도전장을 낸 곳은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4곳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4조2581억원에 이르는 업계 2위의 증권사다. 1위인 NH투자증권과 차이는 불과 2400억원에 불과하다. KB투자증권을 가지고 있는 KB금융이든 한국투자증권이나 미래에셋증권이든 대우증권을 품으면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
 
KB금융(105560)은 금융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할 때 KB금융이 인수하는 게 낫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 이후의 연착륙과 시너지 극대화, 유니버셜 뱅킹 기반의 IB모델 구축 등을 들어 은행과 증권사의 결합의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KB금융은 채권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에서 강점을 보이는 KB투자증권과 리테일영업 투자은행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대우증권이 합치면 서로의 장점이 부각되며 인위적인 구조조정 우려가 적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오히려 CIB와 WM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는 대우증권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KB금융은 대형 IB를 탄생시키면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꼽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10대 IB는 모두 은행 지주체계의 유니버셜 뱅킹 기반의 IB체계로 전환했다며, 위험자본투자와 투기적 거래 위주의 IB에서 PB 및 WM가 결합한 PIB 비즈니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본시장 강화를 위해서는 증권사가 대우증권을 품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가 대우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후방지원을 하는 동시에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수장들도 언론사 등과 직접 자리를 가지면서 대우증권 인수의 필요성에 대해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가열되는 것과 달리 대우증권 몸값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이날 대우증권의 장중가(9840원)을 기준으로 산업은행 보유지분 43%의 시장가치는 1조3793억원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입찰 후보 세 곳은 초우량 금융사라서 자금 동원력에는 문제가 없지만 2조원이 넘는 높은 가격을 써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 목적 등의 비가격 요인을 금융당국이나 여론에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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