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부 세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세무조사대상자선정단’을 운영해 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객관화하고 기업 부담을 줄인다.
시는 20년만에 ‘세무조사 운영규칙’을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납세자 눈높이 세정혁신방안’을 15일 발표했다.
이번 세무혁신 6대 과제는 ▲법인 세무조사 절차 개선 ▲가산세 운영지침 마련 ▲장기체납자 압류해제 ▲조세약자 현장 지원 ▲신축건물 신고점검표 제공 ▲전자고지 납부 확대 등이다.
우선 시는 민간 세무 전문가 2명이 포함,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세무조사대상자선정단’을 신설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투기 붐이 과도하게 일고 있다면 외부전문가가 세무조사의 방향성과 기준을 정하고 대상 선정과 조사 등은 세무공무원이 맡는 식으로 세무조사가 진행된다.
기존에는 담당직원이 임의로 탈루 의심 정황이 있는 기업을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 대상, 범위, 결과통지 등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지며 해당 기업에 어려움이 가중됐다.
단, 세무조사대상자선정단은 ‘정기 세무조사’만을 맡으며, 제보 등 수시로 진행하는 세무조사에 대해선 기존처럼 담당직원 중심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피조사 법인이 조사결과에 대한 진행상황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세무조사 인터넷 신고시스템’을 마련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주요 쟁점사항에 대해서는 과세담당과 구제업무 담당으로 구성된 ‘과세쟁점자문단’의 자문을 거치게 된다.
또한, 시와 자치구의 중복 세무조사를 방지하고 조사자료 이력 관리를 위해 ‘세무조사자료 이력관리 시스템’을 내년 2월 개발한다.
기존에는 시와 자치구간의 공유체계가 없어 중복조사하는 경우가 발생했으나, 이번 시스템 개발로 조사대상 선정과 부과처분, 사후관리 등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시는 압류 15년이 지나 재산으로서 가치를 상실한 자동차를 일제 조사해 압류해제를 추진, 대상자의 재기를 돕는다.
징수실익이 없는 자동차 압류가 해제되면 5년 뒤 납세의무가 사라져 납세자가 경제활동 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서울시가 압류한 자동차는 51만여대에 달하며, 이 중 15년 이상이 된 자동차는 5만여대, 금액은 347억원, 체납인원은 3만3000명이다.
이밖에 시는 억울한 가산세가 부과돼 납세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초래되지 않도록 전국 최초로 ‘가산세 운영지침’을 제정한다.
신축건물에 대한 취득세를 신고할때 신고항목을 빠뜨려 손해를 보지 않도록 미리 체크하는 ‘신고점검표’도 온라인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생계형 사업자, 최초 창업자, 청년사업가, 사회적기업 등 조세 취약계층을 직접 찾아가 세무고충을 들어주고 민원을 접수하는 ‘세무인턴제도’를 내년 3월부터 본격 운영한다.
박재민 서울시 재무국장은 “납세자 눈높이에 맞는 세정혁신계획을 통해 세무조사로 인한 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 직원들이 지난 5월28일 서울 성동구 용비교 인근에서 지방세·과태료 체납차량 단속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