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악화된 실적을 은근슬쩍 공개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상반기 환율과 유가의 긍정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 감소 등으로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자 그동안 해 왔던 예상(잠정)실적에 대한 공정공시를 중단한 것. 무엇보다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적자반전한 사실을 감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실적 공시 시한에 임박해 반기보고서만 제출함으로써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을 전분기와 비교하기 위해 상반기 재무제표와 지난 5월 발표된 1분기 재무재표를 상호 따져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통상 '영업(잠정) 실적 공정공시'는 공정공시 대상 정보를 애널리스트나 기관 등에 선별적으로 제공하고자 하는 경우 일반투자자도 동일하게 볼 수 있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다만 굳이 먼저 공개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경우는 따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대부분의 상장사들은 투자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업(잠정)실적을 공정공시하고 있다.
결국 대한항공은 실적공시의무 마지막날 악화된 실적을 잘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영업(잠정) 실적 공정공시'를 생략하고 손익계산서 등을 찾아보기 힘든 반기보고서만 제출한 셈이다.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지난 1분기까지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을 중도 포기한 것은 경영실적의 투명한 공개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2분기 영업이익은 1273억원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 손실액 1164억원 보다 적자폭이 9% 이상 늘었다. 매출액은 2조745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4763억원에 비해 4018억원(16.2%) 줄었다.
지난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8.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반전했다. 2분기 영업손실은 1273억원이지만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6억원에 달했다.
다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7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순손실 5263억원에 비해서도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환율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4109억원 등 영업외수익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대한한공 관계자는 "국제여객수송이 지난 5월 9%, 6월 8% 감소했는데, 예상했던 3~4% 감소와 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다"며 "지난 5,6월 신종플루 영향으로 승객이 급감해 영업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