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장휘국 광주광역시교육감)는 17일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뿐만 아니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시·도의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 또는 반토막 나는 등 당장 내년 초부터 보육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오는 21일 국회에서 '여야 대표와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 교육부장관과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누리과정 예산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부는 전날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시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것'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시도교육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시도교육청을 겁박하는 보도 자료를 배부했다"며 "이는 지방교육재정이 파탄상태에 이른 현실을 왜곡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시행령으로 상위법을 위반하고 있는 중앙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정부와 국회가 누리과정 관련 예산과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서 발생하게 될 보육대란의 책임을 시도교육청에 전가시키지 말고, 지금이라도 중앙정부와 국회가 책임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 협의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시도지사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보육사업과 같은 전국단위 사업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언급했다"며 "무상보육과 관련해 확실한 국가책임 보육을 공약한 바 있으므로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의 의무지출경비로 편성할 것을 재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이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차관회의를 열고 "현재 8곳 시·도교육청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고 있지 않고, 서울을 비롯한 4개 지역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며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시·도교육청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실장은 "일부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계속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대표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조희연(왼쪽부터) 서울시교육감이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맨 오른쪽) 의원과 함께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과정 예산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6년 누리과정 예산 관련 시도의회 심의 현황(2015.12.16. 기준). 자료/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