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대형 금융사들이 동양생명과 현대라이프 등 국내보험사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 회사들의 내년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을 인수한 안방보험은 내년 일시납 수입보험료를 올해보다 10배 가량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라이프도 푸본생명의 노하우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9월 중국 안방보험에 최종 인수 됐다. 동양생명은 내년 일시납 보험 보험 매출액을 2조원 수준으로 상향하는 사업계획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상황에서 일시납 보험 매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지급여력비율(RBC)은 떨어진다. 만약 2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현재 250% 수준인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으로 '금융사 쇼핑'을 하고 있는 안방그룹인 만큼 증자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안방그룹은 안방보험그룹 부총재와 안방생명보험 이사장인 야오따펑(Yao, Da Feng)을 동양생명 이사회 의장으로 파견하고 뤄젠룽(Luo, Jian Rong)과 짱커(Zhang, Ke)를 부사장으로 푸챵(Fu, Qiang),리훠이(Li, Hui), 를 사외이사로 리수(Li, Shu)를 상무로 발탁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내년부터 공격적인 영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방그룹의 막강한 자본력으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지난 4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7일 유상증자 2200억원 주금납입으로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생명 유상증자 참여 절차가 마무리 됐다.
현대라이프생명과 푸본생명은 최고 경영진을 포함한 20여명의 임직원이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양사의 각 분야별 주요 전략 및 경쟁우위를 위한 핵심역량들을 공유했다. 특히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업무 등에서는 실무진간 세부적인 협력방안까지 논의했고 푸본생명은 자산운용, 상품개발, 리스크 관리업무에 4명의 임직원을 현대라이프생명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부문은 자산운용과 상품개발 역량이다. 우리나라보다 10년 먼저 저금리를 경험한 대만에서 푸본생명은 자산운용과 상품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특히 적자상태였던 대만 ING생명을 2008년에 인수해 대만 2위 보험사로 키운 전력이 있다. 이를위해 푸본생명은 자산운용담당 임원 폴린(Paul Lin)을 현대라이프생명 CIO(Chief Investment Officer 최고투자책임자)로 파견한다. 폴린은 매사추세츠 공대(MIT)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대만 ING생명과 푸본생명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한 보험사 자산운용의 전문가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대만에서 큰 인기를 얻은 변액상품의 노하우를 한국에 접목해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변액보험과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생보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상황과 급변하는 규제로 내년에는 보험시장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며 "안방그룹과 푸본그룹 모두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은 만큼 색다른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화권 금융사들이 투자한 동양생명과 현대라이프생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왼쪽부터 동양생명, 현대라이프생명 본사) 사진/각사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