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 "좋은 분들과 함께 하니 '좋은 야구' 됐다"

"함께 하고 싶은 조직 만들 것"

입력 : 2015-12-23 오후 5:19:38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올해 프로야구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창단 3년째를 맞아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과를 냈고, 팬들과의 교류(커뮤니케이션) 및 각종 대외 활동 면에서도 다른 구단이 참고할 만한 모범사례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단 성적과 지원 업무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감독과 관련된 야구팬들의 비판도 거의 없었고, 프런트(지원부서 구성원)도 팬들에게 '엔런트'(NC + 프런트)나 '갓런트'(God + 프런트) 등으로 불리며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종합일간지 체육 담당 기자와 포털사이트 스포츠실장 등을 거친 이태일 NC 다이노스 대표(49)는 창단 때부터 팀을 이끈 주인공이다.
 
야구와 스포츠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 대표는 신생팀을 성공 궤도에 올렸다는 평가에 대해 겸손해하며 구성원에게 공을 돌렸다. '좋은 사람들의 야구'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는 이 대표를 판교 집무실 분실에서 만났다.
 
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 사진/이준혁 기자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면 NC는 어땠나.
 
3등이던 지난 시즌 최종전 이후 올해 성적 하락을 걱정했다. 그간 신생팀 혜택을 받던 NC가 이제 다른 기존 팀과 똑같이 싸워야 했다. 원종현도 아파 전력 이탈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상황에 10승14패 성적으로 4월을 마쳐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5월 극적인 20승1무5패 대반전하며 중심을 잡았다. 이후 선수단이 아주 잘 했고 현장에서 프런트 지원도 좋았다. 올해 정말 잘 했고, 선수단에 정말 고맙다.
 
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왼쪽), 이호준. 사진/NC다이노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본상 10개 부문 중 4개를 NC 선수가 받게 됐다. 올해 시즌은 삼성에서 활약했던 박석민을 빼더라도 NC에서 무려 3명이나 받았다. 감회는.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연말 시상식에서 4명이나 선정됐다는 것은 팀으로선 정말 영광이다. NC의 창단 첫 해는 수상 선수가 1명도 없다가, 작년 나성범이 구단 최초로 상을 받았고, 올해는 4명으로 늘었다. 기쁘다.
 
좋은 프로야구단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3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첫째는 성적이고 둘째는 스타플레이어이며 셋째는 만족스런 야구장 시설이다. 이번 4명 선정의 영광은 '스타플레이어'란 조건을 이뤘단 점에서 뜻깊은 일이다.
 
골든글러브에 4명이나 뽑힌 영광 외에도 올해의 NC는 지난 9월25일 주전타자 전원(9명)의 규정타석 달성이란 기록도 수립했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
 
올해 NC의 외국인 선수 해커, 스튜어트, 테임즈를 다 붙잡았다. 특히 일본 진출과 미국 복귀에 대한 얘기가 나온 테임즈를 붙잡은 것에 대해 많은 팬들이 기뻐하고 있다.
 
배석현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 모두가 노력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후반 일본 팀들의 잇단 제안이 오며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결국 잘 마무리 돼 좋다.
 
해커와 테임즈가 창원을 좋아한다. 테임즈는 운동 삼아서 야구장까지 걸어오는 경우도 자주 있다. 집 이웃들과도 잘 지낸다. 이웃들이 본인을 편안하게 느끼게 해준다고 한다. 창원 시민들에게 정말 감사할 일이다.
 
2013년 아담과 같은 경우를 빼면 NC는 대체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빼어나다.
 
스카우트팀·데이터팀이 노력 많이 한다. 다른 구단도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비슷한 자료가 나올 것이다. 다만 NC가 조금 더 선수 이해도가 높은 데이터를 만들었고 선수들이 한국 리그에 더욱 잘 적응 가능하도록 더욱 열심히 도왔기에 결과가 훌륭하지 않았나 싶다.
 
모든 선수가 소중한 아들같고 막내 동생같은 소중한 느낌이 들겠지만 눈에 들어오는 선수를 한 명만 꼽는다면.
 
베테랑인 이호준과 손민한은 기특하고, 이재학은 대견하고, 박준영과 정수민 등 신인은 기대되고, 장현식·이형범·강구성 등 올해 하반기 군에서 제대한 선수는 내년 더 잘 할 거란 믿음이 간다. NC의 모든 선수들이 다 소중하다.
 
다만 하나만 꼽아달라고 한다면 지석훈을 꼽고 싶다. 넥센에서 정말 힘들 때 NC에 왔다. 연패가 길고 수비가 불안할 때다. 지석훈이 NC에 함께 합류해 수비로 잘 막았고 공격 또한 빼어났다. 올해도 규정타석을 이루고 끝내기 홈런을 쳤던 적도 있다.
 
새 출발한 우리(NC)와 지석훈의 발전 사이의 맥락이 맞고, 다른 팀에서 기회 못 잡은 선수가 끝내 기회를 잡도록 했다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김진성과 임창민 등 기회를 잡은 선수에 눈이 가는데 그중 지석훈이 가장 눈길을 끈다.
 
최근 야구계에 불미스런 일이 많다. 만약 NC의 구성원이 연루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야구계의 문제는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회의 시민으로 필요한 윤리관념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깨끗한 프로 스포츠를 위해 생각을 해야 한다. 만약 NC에 그런 구성원이 있을 경우엔 당연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오른쪽). 사진/NC다이노스
  
요즘 창원시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 시장 시절과는 달라진 느낌인데.
 
좋아진 것 같다. 야구 팬들과 시민들이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버스, 전광판, 시보 등 시가 소유한 플랫폼을 통한 홍보가 많은데 NC가 요청했나.
 
누거 먼저 요청을 하고 제안을 하기보다, 서로가 서로를 돕는 구조다. 동반자 관계인 것이다. NC는 지역 친화적인 야구단 활동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창원시는 시민 여가 생활을 위해 NC를 성원한다. 각기 과정에서 서로 잘 맞는다. 
 
해안 컨소시엄의 기본설계가 시에 납품됐는데.
 
이제 공간에 담을 컨텐츠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현명하게 잘 조율해서 많은 분들이 만족하고 의미도 있는 시설이 되도록 구단도 구단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 야구장은 어떤 형태로 만들고 싶나.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의 의미는 당연히 포함하고 상품성이 있는 콘텐츠가 가득하며 그 안에서 여러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을 생각 중이다. '베이스볼 파크(Baseball Park)'를 넘어 야구가 중심이 되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파크(Multi Entertainment Park)'를 구상한다. 
 
더불어 그 안에는 '가족(Family)'란 개념을 꼭 넣고 싶다. 가족이 함께 즐겁게 잘 지내는 좋은 공간을 꿈꾸는 것이다. 다른 지역 분들도 창원에 오면 방문하고 싶은, 또한 창원으로 방문하고 싶게 하는 공간이 되게 하겠다. 시도 팬도 계속 더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기존 야구장과의 조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려 하나.
 
시와 방법을 찾을 것이다. NC가 혼자 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단계에 미리 말할 수 있을 것도 아니다. 신구장 완공 무렵의 상황을 보고 시와 원만히 최고의 미래 방안을 찾겠다.
 
창원마산야구장(가칭) 기본설계로 최종 선정된 해안 컨소시엄의 조감도. 자료/창원시
  
NC 프런트가 각 분야에서 일을 잘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네티즌들이 '엔런트'라고 칭하고 있고 다른 팀 팬도 칭송하는 분위기다. 각계 각층의 좋은 인재들이 구단에 많이 와 있는데.
 
다른 구단에 있던 경험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경험이 없으면 모르는 것이 있기에 경험이 있다는 것이 나을 수도 있고, 기존 프레임에 갇힌 경우가 우려돼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새로운 가족을 모실 때마다 '야구의 본질에 대한 이해'를 많이 봤다. 진실되고, 신념있고, 좋은 분들이 NC 안에 많이 함께 하게 된 이유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동시에 저는 구단 구성원 분들에게 감사하다. 오시는 분들이 우리 NC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분들이 '기꺼이 함께 하고 싶은 좋은 조직'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프런트는 물론 선수들도 'NC와 야구하고 싶다'는 선수들이 많아지도록 향후 더욱 노럭하겠다.
 
NC에는 다른 구단과는 달리 'CS팀'이나 '데이터팀' 등이 존재한다.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며 야구를 통해 미칠 수 있는 영역, 동시에 야구를 위해 필요한 영역은 달라진다.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탄력이 있는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 다른 구단과 조금은 차이가 느껴지는 체계를 갖췄다. 앞으로도 상황상 필요할 경우 현명하게 인력 운영을 하려고 한다.
 
2군의 경우 C팀이라 부르고 있고 '고양다이노스'라는 명칭도 줬다. 사업팀도 따로 구상했는데. 
 
고양다이노스는 1군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가 가는 구단의 인식이 아닌 '또 하나의 야구단'의 개념으로 접근하려 했다. 관중이 없거나 있어도 거의 없는 구장에서 경기하는 것은 프로 스포츠답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 자체 마케팅을 위해서 사업팀이 필요해 만들었다.
 
육성은 물론 사업업무도 해야하는 고양본부장 자리에 선수·코치·감독 등으로 평생을 보낸 박종훈 본부장을 임명한 이유는.
 
시작이 있어야 역량 발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선수출신이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보다 마케팅에선 어딘가 조금 부족할 수도 있지만, 야구단 관리자로서 야구를 이해하는 데에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박 본부장을 고양에 보임했다. 앞으로 야구인의 롤 체인지(Role Change) 모델의 하나가 됐으면 한다.

고양다이노스의 미래는 어떻게 만들려 하는가.
 
'우리동네 야구단'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고 이러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다만 NC만 잘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구단이 함께 상생하며 발전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퓨처스리그 발전에 대해서 다양한 제언이 나온다. 실무적 논의가 필요한 단계다.
  
고양국가대표야구장에서 야구경기를 진행 중인 NC다이노스 퓨처스팀(2군팀) '고양다이노스'를 응원하는 야구팬들. 사진/고양다이노스
  
기록원, 전문지 기자, 일간지 기자, 포털사이트 스포츠실장, 야구단 대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기록원은 짧게 했다. 잘 하지 못해 오래 못 했다. 기자를 할 시기는 천직이라 생각했다. 열심히 했지만 부족한 글을 많이 남기지 않았나 싶어 때론 아쉽고 부끄럽다. 포털사이트 스포츠실장 제안을 받고 옮겼을 때는 시대가 달라졌고 스포츠 가치를 더욱 잘 전달하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옮겼다.
 
그리고 지금의 자리로 오면서는 야구를 통해서 더욱 즐거운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은 후 수락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좋은 분들을 만나 함께 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옮기면서 '내가 저 자리 가기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대비해야지'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냥 운명이었던 것 같다.
  
내년 시즌 목표는.
 
더 많은 팬들이 오도록 하는 것, (수도권의) 엔씨소프트 사우들도 먼 길을 달려 와 보고 싶은 야구를 하는 것이다. 동시에 모든 선수들이 부상없이 좋은 야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도 당연히 있다. 더 좋은 KBO리그를 이루는 데도 기여하고 싶다.
 
팬들과 독자에게 한마디.
   
우리 구단이 보유한 가치, 프로 스포츠가 사회적으로 기여해야 하는 부분, 국민 여가를 만드는 접점 등 모든 것을 생각해보려 한다. 그리고 최고 방향으로 팬들과 시민들과 함께 나아갈 것이다.
 
엔씨소프트에서 쓰는 캐피프레이즈가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세상'이다. NC다이노스프로야구단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야구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태일 NC다이노스 대표. 사진/NC다이노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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