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야권 연대'를 내세우고 있다. 다만 경제민주화 등 가치 연합과 연립정부 구성을 조건으로 꼽았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23일 "정권 교체라는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야권 승리 연합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이날 부설 정책연구소인 미래정치센터가 국회도서관에서 연 '거대한 전환을 위한 도전' 토론회에서 "지지하는 정당은 달라도 야권 지지자들의 공통된 요구는 정권 교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심 대표는 "예비내각 개편 등을 통해 대안을 가진 정책·민생 정당으로서의 독자 행보를 계속하겠다"면서도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할 새누리당이 야권 분열로 권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승리 연합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에서 흘러나오는 새정치민주연합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전문가들도 야권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오승용 전남대 5·18연구소 교수는 "야권 연대가 승리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의 독주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어느 야당도 야권 연대를 공개적으로 외면하긴 힘들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후보 단일화 차원을 넘어 민생·경제민주화 등 가치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후보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기 때문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분리 전략도 필요하다"며 "선거 연합 협상에서 '지역구는 단일 후보에게, 비례대표는 정의당에'라는 캠페인을 요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선에서의 연립정부를 전제로 정의당이 연대를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천호선 전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야당들이 모여서 2017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를 위해 연합하고 연립정부를 구성하자고 약속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 통합 경선을 한다는 전제로 총선에서의 연대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소장도 신당이 생기는 현실을 짚으며 "다당제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건 섣부르다. 기존에 정당으로 대표되지 못하던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정치로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 연립정부 구성을 전제로 야권이 연대·연합하면 총선에서 선의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정의당은 복지와 정의라는 의제를 내년 총선에서의 두 가지 큰 축으로 꼽았다. 김용신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일자리 대책, 통신비 기본요금 폐지와 건강보험료 소득 중심 부과 등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불평등·불공정이 구조화한 사회에서 특권에 맞서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정의당 부설 정책연구소인 '미래정치센터'가 23일 국회도서관에서 송년기획 '2016년, 거대한 전환을 위한 도전' 토론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