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선진국들 사이에서 모든 시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핀란드를 시작으로 네덜란드와 스위스, 영국, 프랑스가 기본소득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새로운 복지 시스템에 대한 성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가 EU 정상회의에 참석했
다. 핀란드 정부는 이달 초 '기본소득' 지급 실험을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메트로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위트레흐트를 포함한 19개의 지방정부가 기본소득(basic income)을 지급하는 정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트레흐트는 복지 수당 수급자들에게 매달 900유로(약 115만원)를 제공하는 한편 수급자들이 노동을 통해 소득이 생기더라도 지급액을 갂지 않는 실험에 나서기로 했다.
복지 실험에는 복지 수당 수급자만 대상으로 설정됐으며 룩 그루트 유트레흐트대 경제학과 교수 연구팀이 결과를 분석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 도입 배경에 대해 ‘빈곤의 늪’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복지 시스템에서는 일을 하면 복지 수당의 혜택이 줄어 들어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던 것이다.
‘기본소득’ 도입 바람은 유로존 전역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7일 핀란드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100여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핀란드를 필두로 네덜란드 정부가 해당 제도를 검토하고 있으며 스위스 정부는 내년 1인당 280만원을 기본 소득으로 제공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역시 기본소득제 도입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 소득’ 제도가 21세기 복지 시스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소득 지급으로 빈곤이 줄어들고 이는 재교육 창출로 이어질 수 있어 수십년 후에 엄청난 사회적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급자들이 노동 소득과 관계 없이 돈을 지급받기 때문에 결국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복지 시스템의 부작용을 감안할 때 충분한 복지 실험을 통한 제도 도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