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4년차에 접어드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국민 2명 중 1명은 "잘한 게 없다"고 평가했다.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경제민주화를 폐기하는 대신 규제 철폐 등 이명박정부의 친기업적 노선을 그대로 답습했고, 그 결과 성장과 안정을 모두 놓친 것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라는 지적이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중 가장 잘했다고 평가되는 정책'을 묻자 응답자의 52.5%는 "없다"고 답했다. '복지정책'이 19.9%로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얻었고, '물가 등 금융정책'(8.3%), '일자리정책'(8.1%), '부동산정책'(5.9%), '조세정책'(5.2%) 순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남성(54.5%)과 여성(50.5%) 모두 절반 이상이 '잘한 정책이 없다'고 답한 가운데, 여성(25.0%)이 남성(14.7%)에 비해 복지정책을 높게 평가했다. 반면 금융, 일자리, 부동산정책에 대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박한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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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로는 20대(69.7%)와 40대(62.4%)의 실망감이 가장 컸다. 이어 30대의 53.0%가 '잘한 정책이 없다'고 답했으며, 50대(45.3%)와 60대 이상(37.1%) 고령층에서는 그 비율이 절반 이하로 내려갔다.
또 20대에서는 '부동산정책'(3.4%)과 '금융정책'(3.5%)에 대한 평가가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급증한 월세 부담과 물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대는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8.6%만이 '잘했다'고 평가, 평균(19.9%)을 크게 하회했다.
20대와 함께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컸던 40대의 경우 '조세정책'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40대의 2.9%만이 조세정책을 잘한 정책으로 꼽았다. '일자리정책'(4.6%), '부동산정책'(4.1%)에 대한 평가도 평균보다 낮았다. 50대(4.8%)와 60대 이상(3.9%)도 40대와 마찬가지로 '조세정책'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잘한 정책이 없다'는 응답이 67.6%로 가장 높은 가운데, 수도권이 54.0%로 뒤를 이었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조차 46.8%가 '잘한 정책이 없다'고 답했다. 부산·울산·경남의 47.4%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전국에서는 충청(45.2%)이 상대적으로 '잘한 정책이 없다'는 비율이 가장 낮았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