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황정민씨가 캐스팅됐다는 얘기를 듣고 저의 자취방에서 꺼이꺼이 10분을 울었습니다. 드디어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감격했습니다."
영화 '검사외전'을 연출한 이일형 감독은 "황정민과 강동원을 캐스팅하고 어떤 기분이 들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영화 홍보의 첫 시작을 알리는 '검사외전'의 제작보고회에서 이일형 감독은 배우에 대한 감격적인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영화 '검사외전' 포스터. 사진/쇼박스
이일형 감독은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조감독을 맡았을 뿐 상업영화 감독으로서는 '검사외전'이 처음이다. 자신이 내놓는 첫 영화에 황정민이라는 유명세 있는 배우가 캐스팅을 응낙하자 그동안 쌓였던 불안감이 해소되고, 영화감독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감격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사실 믿기지 않았다. 대학교 때 영화를 전공하면서 스크린에서 봐왔던 분들이다. 영화 일을 하면서 한 번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직접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하자 정말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황정민 선배는 내가 처음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염두했던 배우다. 그래서 더 기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뒤 강동원에 대해서는 "'군도' 때 아버지가 강동원을 좋게 봤다. 저 배우와 꼭 일했으면 한다는 말도 남겼다. 그래서 강동원 캐스팅 이후에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캐스팅했다는 말을 전했다. 두 배우와 함께 일하게 된 점은 가문의 영광이다"고 기뻐했다.
신인감독에게 있어 황정민과 강동원과 함께 작업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영화계에서 오랫동안 발을 담궜던 감독도 쉽게 이룰 수 없는 캐스팅이다. 특히 '국제시장'과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상영 중인 '히말라야' 역시 1000만을 바라보고 있는 황정민이 무엇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는지는 궁금할 수 밖에 없다. 몸값이 무섭게 오른 황정민이 이 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였다.
황정민은 "매우 두꺼웠던 초고 시나리오를 단숨에 읽었다. 정말 유쾌하고 흥겹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게 초고인가 싶었다. 그래서 작품을 하겠다고 했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고 밝혔다.
이일형 감독과 강동원은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스태프와 배우의 관계로 만난 적이 있다. 강동원은 당시 이 감독이 진행을 너무 깔끔하게 해 감독으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검은 사제들'로 맹활약한 강동원이 선택하게 된 배경도 시나리오였다고 한다.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읽고 덮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어쩜 이렇게 상업적으로 썼냐'고 물었다"면서 "내가 맡은 캐릭터는 한국의 역대 영화 중 가장 웃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일형 감독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을 맡은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사기꾼의 혐의를 벗겨 출소시킨 후 그를 움직여 자신의 누명을 벗으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은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가 잔뜩 전해졌다. 특히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며 장난기 있게 행동하는 강동원의 모습이 색다른 느낌을 줬다. 올 겨울 예상을 뛰어넘는 코믹 영화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 충분했다.
'검사외전'의 촬영은 지난해 5월부터 9월 사이에 이뤄졌다. 황정민은 "뜨거운 여름이었지만 전혀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품 자체가 주는 시원함과 통쾌함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외전'은 오는 2월 4일 개봉할 예정이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