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2015년 4분기 끝자락에서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내년을 걱정했었는데, 금방 해가 바뀌면서 '송구영신' 새 판위 떠밀려 첫 걸음을 내디뎠다.
한주 사이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짠'하고 상황이 뒤집어질리 없건만 매년 12월31일에서 새해 1일로 넘어가는 시간이 주는 심리적 변화는 참으로 크다.
사람들의 마음가짐은 물론 대내외 경제 상황이 마술처럼 또는 착시현상처럼 새 달력과 함께 깜짝 변화를 맞는다. 사실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래서 어차피 분위기가 바뀔 거라면 과장된 비관론이나, 혹은 억지 경고 말고 온 세상에 희망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설하고, 새해 벽두부터 중국발 경제침체 그림자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과잉투자로 경제에 누수가 생겼고, 세계의 굴뚝이라던 제조업도 주춤 하면서 수출이 급격히 둔화 됐다는 것이다. 불과 한주일 사이 이렇게 누군가 트릭을 쓴 것처럼 더 큰 공포가 검정 중절모에서 튀어 나왔다.
이중에서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붕괴될 경우 그야말로 재앙이 닥칠 것이라는데, 특히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면 각 지방 정부의 부채가 증가하고, 은행의 연쇄 부실사태가 발생하면서 중국 경제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거라는 위기론이 바람을 업은 들불처럼 세계로 퍼지고 있다.
우리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약간은 비관적이고, 조금은 경고가 담긴 시그널이 시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침체를 우려해 움츠러들 것인가, 더 이상의 경색은 없을 거란 논리를 따라 전진할 것인가.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널지 망설이고 있는 형국이다.
11월 말 기준 미분양주택은 4만9724가구로, 10월 대비 54.3%나 증가했다. 전월대비 증가율로는 역대 최대급이다. 12월에는 경기·인천지역 8개 단지의 절반 이상이 완판에 실패했다. 때문에 미분양은 올 초를 시작으로 당분간 증가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주택시장 활황은 사실상 지난해 마감됐다는 비관론이다.
반대로 아직 여력이 남아 있고, 앞으로도 급락과 급등 없이 안정을 유지할 거란 낙관론도 상존한다. 이를 증명하듯 건설사들은 이달에만 전국에서 26개 단지 총 1만7938가구를 집중 분양한다.
어느 주장이 옳다고 확신 할 수는 없지만 그게 비관적이던 낙관적이던 대비를 해야 한다.
다만 31일과 1일, 하루사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을 명심하자. 정부와 기업은 정책과 목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국민들은 갑작스런 불확실성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부터 12달 희망을 만들어 가면 된다.
박관종 건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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