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 폭풍성장 한화, 이제는 '내실'

경영계획, 보수적으로 설립 "안정이 우선"

입력 : 2016-01-06 오후 6:38:45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몸집을 크게 늘린 한화가 '내실 다지기'를 올해 목표로 삼고 안정화에 나섰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각 사가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사업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사업 부문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기조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안정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이 전날 KAI(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재정 확충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화테크윈은 향후 투자 재원을 마련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실현하는 데 주력하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렸다.
 
한화그룹은 지난 수년간 비주력 계열사 매각과 삼성의 방산 및 유화부문을 인수하는 등 사업 재편에 주력해 왔다. 빅딜이 마무리된 지난해부터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재편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과제도 산적했다. 새롭게 편입된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과의 화학적 결합이 우선이다. 한화테크윈의 CCTV·칩마운터·에너지장비 등 민수 사업분야에 대해서도 역량을 집중, 제조부문 성장동력으로 육성함으로써 시장 선도적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태양광 사업의 안정화와 함께 수익성도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중공업 등 여타 그룹들이 태양광에서 발을 뺀 사이 고집스럽게 경쟁력을 키워온 만큼 자신감은 충만하다.
 
한화는 잇단 인수로 자산총액을 17조5000억원가량 불리며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49개 대기업 집단 중 재계 8위로 두 단계 올라설 전망이다. 공격적인 행보로 자산은 늘어났지만 그만큼 재무 리스크도 커졌다. 한화 관계자는 "이제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출 증대보다는 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혁신과 내실 다지기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삼자"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그룹의 에너지를 결집하자"고 주문했다. 특히 "작은 구멍 하나에 거대한 배도 침몰할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대내외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조승희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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