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의 신데릴라. 빌 게이츠가 기술력을 극찬했던 한국의 중소 가전업체.
로봇청소기를 앞세운 모뉴엘에 대한 평가는 한때 환호로 가득찼다.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모뉴엘은 지난 2014년 파산했다. 수조원대의 매출 부풀리기와 대출 사기가 드러나면서 시장은 충격과 허탈감에 빠졌다. 결국 모뉴엘의 성장은 신화가 아닌 대국민 사기로 끝났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4에 참석한 모뉴엘. 사진/ 모뉴엘
모뉴엘은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의 단골사였다. 시장 관심이 커지면서 전시부스 규모도 매년 커졌다. 2014년 CES는 모뉴엘의 마지막 참가 해가 됐다. 이듬해인 CES 2015에서 모뉴엘은 16개 부문의 혁신상을 수상하기로 돼 있었지만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모뉴엘이 빠지면서 2015년 대한민국 강소기업은 빈 자리로 남았다. 올해 CES에서는 코웨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코웨이는 렌탈사업에 있어 특유의 방문판매 채널을 기반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중견기업이다. 코웨이는 CES 첫 등판에 'CES 혁신상'을 무려 8개나 수상했다.
김동현 코웨이 대표이사는 CES 2016 개막일인 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라스베이거스 샌즈 엑스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물인터넷(IoT)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렌탈회사·서비스회사라는 타이틀을 넘어 고객 라이프 케어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코웨이가 출시하는 제품의 약 80%를 사물인터넷과 연동시킨다.
김 대표는 "제품들 간의 연동은 상상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과 서비스의 결합으로 365일 실시간으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개인별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혁신적인 고객 케어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1조건의 생활환경 및 가족건강 관련 빅데이터 수집을 통한 국내 최대 규모의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동현 코웨이 대표이사가 CES 개막일에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코웨이
코웨이 뿐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단독 또는 단체 부스를 열고 저마다의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는 매년 CES 전시관에 한국관을 개설하고 35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추더라도 인지도가 낮고 해외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중소기업으로서는 CES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눈도장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자체 브랜드 아스텔앤컨의 고음질 음원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한 포터블 제품과 거치형 시스템을 전시했다. 지난해 창업한 오토커넥터는 충전기를 갖다 대기만 해도 자석으로 인해 알아서 달라붙는 충전기를 소개한다. 미디어젠은 음성으로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장치를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인다. 음성 인식률이 90%에 달한다.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및 차량IT 전문기업 캠시스는 HD급 화질과 3D 영상 기술을 적용한 3D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를 전시한다. 360도의 입체감 있는 영상으로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