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 유학, 팀 꾸려서 가자"

김동우 IFC 프로풋살 감독, 실전 유학 강조

입력 : 2016-01-11 오후 6:24:29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스페인 축구 유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개인이 아닌 팀 단위의 유학을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 프로젝트는 스페인 내 유명 구단과 매주 연습 경기를 치러 현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축구 꿈나무의 유학과 현지적응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이는 김동우(45) IFC 프로풋살 감독이다. 지난 7일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팀 단위로 스페인에서 축구 유학을 하는 프로젝트를 펼칠 것"이라며 "스페인 명문 구단과 1년에 50경기 이상 연습 경기를 치르기 위해 지금은 선수 구성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헤타페, 라요 바예카노, 레가네스, 알꼬르꼰 같은 6개 최상위 유소년 팀과 매주 연습 경기가 준비돼 있다. 개인과 팀 실력을 모두 키우는 동시에 소질 있는 선수는 현지 스카우트 눈에도 띌 수 있게 지도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동우 감독이 내건 '팀 유학'의 목표는 뚜렷하다. 스페인 현지 팀도 성사시키기 어려운 강팀들과의 연습 경기가 우선이다. 스페인 내에서 주목받는 팀과 연습 경기를 펼쳐야 구단 관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제가 직접 우리 선수들과 마드리드 주의 알깔라 데 에나레스(Alcala de Henares)시에 있는 아파트에서 생활할 겁니다. 스페인어 자격증과 유럽축구연맹(UEFA) B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부가적인 학습 목표도 있습니다."
 
현재 김 감독은 성남, 대전, 전주, 서울을 돌며 선수 모집에 한창이다. 9명 정도가 꾸려진 상황에서 최소 11명만 만들어진다면 곧장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점진적으로 24명까지 선수단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동우 감독은 현지 팀도 쉽게 맞붙기 어려운 유명 팀들과의 연습 경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는 3년 전부터 김 감독이 스페인을 오가며 만든 자료와 정보 교류의 결과물이다.
 
"안토니오 아꼬스따(46) 감독과의 인연으로 마드리드 주에 있는 강팀들과의 연습 경기를 공증받았습니다. 혹시라도 연습 경기를 못 뛰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을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은 문서화 된 것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게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동우 감독이 언급한 아꼬스따 감독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 출신이다. 19세, 20세, 21세 이하 스페인 국가대표를 지낸 엘리트 축구인이다. 지금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축구학교의 책임자로 있다. 김 감독과 아꼬스따 감독은 2년 넘게 스페인과 한국 축구 유소년 축구의 정보를 교류해왔다. 그러다 팀 유학 프로젝트를 해보자는데 합의했다.
 
"아꼬스따 감독에 주목하는 이유는 고등부 2부를 1부로 올리고 성인 3부를 2부로 승격시킨 지도력입니다. 예전부터 아꼬스따 감독은 한국 선수들을 높이 평가하면서 적응만 한다면 2부리그 중반 정도의 실력에는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한국 유소년이 팀을 이뤄 계속 현지의 수준 높은 팀들과 경기를 치르다 보면 스페인 내 구단 관계자들도 더 많은 주목을 할 것이라고 했고요. 연습 경기는 언제든 만들 수 있으니 3년 이상 길게 보고 팀 유학을 운영해보자고 저랑 약속했습니다."
 
김동우 감독이 '실전 경험' 다음으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유학 비용이다. 아무리 괜찮은 축구 유학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경제적인 이점이 없으면 쓸모없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초·중등부는 1년에 1만5000유로(약 1995만원)를 예상합니다. 만 18세부터 20세까지는 1년에 1만6000유로(약 2086만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금액은 스페인 지도자 수업료부터 먹고 자고 운동하는 유니폼까지 추가 비용 없는 전액입니다."
 
이는 최근 국내 스페인 축구 유학 업체에서 제시하는 금액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 학부모는 이 금액에 대해 "지금까지 들어온 금액 중 가장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유소년 축구 지도자는 "한 달에 30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업체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스페인 물가가 그리 비싸지 않음에도 유학 비용이 비싼 축에 속하는 데는 최근의 분위기가 한몫한다. 축구 유망주가 스페인에서 뛴다는 것은 훗날 축구 선수로 승승장구 할 수 있다는 하나의 믿음이자 지표로 분류된다. 백승호(19) 이승우(18) 장결희(18·이상 FC바르셀로나) 같은 이른바 '바르셀로나 3인방'과 더불어 이강인(15·발렌시아CF)까지 스페인으로 건너가 있다.
 
하지만 유학 비용 외에도 여러 걸림돌이 혼재한 것도 사실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만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을 제한하면서 최근 개인적으로 스페인 문을 두드리는 일이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이승우도 지난 6일 만 18세가 되면서 겨우 다시 바르셀로나 팀 훈련에 합류했다. 김동우 감독이 개인 유학이 아닌 팀 유학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개별적인 유학은 비용이나 여러 위험성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규정에 따른 소속팀입니다. 특히 18세 미만 선수 이적 제한 규정이 풀리지 않을까 생각하는 부모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말을 부모에게 흘려 이익을 챙기는 에이전트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 규정은 향후 몇 년 간 더 강화될 것이라는 게 현지 분위기입니다."
 
일부 유학 업체나 에이전트의 말을 듣고 부모가 무작정 스페인 유학을 추진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와 동시에 팀을 꾸려 스페인 현지에서 연습 경기를 할 경우엔 소속팀이 해당 규정과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동우 감독은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축구 소년'의 부모이기도 하다. 스스로 지도자이자 학부모의 마음으로 팀 유학을 꾸리려 한다. 이미 스페인으로 건너가 생활할 채비도 마쳤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잘 겁니다. 주변을 볼 줄 알고 어울릴 줄 아는 축구인을 키우고 싶어요. 계획대로라면 4월부터 스페인에서 우리 유학팀 연습 경기가 시작될 텐데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전부 올리겠습니다. 모든 영상을 다 올려서 소통하며 절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축구팀 유학을 이끌어나갈 겁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스페인 축구팀 유학을 준비하는 김동우 IFC 프로풋살 감독. 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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