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그룹장 "PF강자 한국투자증권, IB까지 잡는다"

"'IB 완전체'로 도약할 것…외부인력 수혈도 나선다"

입력 : 2016-01-12 오후 1:58:55
작년 회사채 시장 발행규모는 82조원. 이중 발행비중이 가장 높은 주관사의 몫은 8조3000억원이다. 그런데 이보다 훨씬 못미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서 같은 기간 총 24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곳이 있다. 'PF 시장의 주축' 한국투자증권이다. 전통적인 증권업 영역으로 여기지 않던 PF 비지니스에 10년 넘게 공들인 결과다.
 
"한국투자증권 PF본부는 이미 시장을 주도하는 메인 플레이어입니다. IB 사령탑을 맡게 된 만큼 그간의 영역에 더 힘을 주고 한국투자증권만의 철학 담긴 금융 비지니스가 응집된 IB 완전체로 도약하겠습니다. 메인은 구조화금융과 실물부동산, 인수금융이 될 겁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12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직구성은 완료됐으며 현재 210명의 조직구성원을 최대 240명까지 인력을 늘릴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유기적이고 기동력 있는 구성원 없이는 존립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란 까닭이다.
 
외부인력 수혈도 병행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IB그룹 내 공채출신은 99%에 달한다.
 
"외부인력 수용은 불가피합니다. PF본부의 현재 내·외부인력 비율은 1:3 정도인데 반해 다른 본부는 공채인력이 거의 대부분이죠. 최소 부서당 1~2명의 외부인력 영입을 통해 조직원들의 긴장감을 더할 생각입니다. IB는 좋은 사람이 있어야 돈을 법니다. 성과를 내면 보상이 주어진다는 원칙으로 의욕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게 하는 선순환 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은 IB업계의 판도 변화를 자신하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IB그룹 4개 본부·16개 부서 분할…"집단 장점 살린다"
 
지난해 말 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투자증권은 전열 재정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올 초 IB그룹을 신설, 새 토대를 꾸렸다. IB1·2, 프로젝트금융, 퇴직연금본부 등 4개 본부 16개 부서로 분할 개편해 집단의 장점을 살리도록 했다.
 
"그룹 내 시너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예컨대 외부에 팔아오던 채권발행물량을 IB2본부 내 채권영업부에 밀어주면 결과적으로 자체 바게닝 파워를 키울 수 있는 구조죠."
 
IB그룹에 퇴직연금본부를 함께 둔 것은 타사와의 차별화한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적립금 2조원을 돌파하며 업계 3위에 오른 퇴직연금본부는 올해 2조5000억원을 목표로 뒀다. 채권운용 성과 의존도가 컸던 퇴직연금 수익을 앞으로는 실물부동산·인수금융까지 확대해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고객 유치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퇴직연금 기업고객 모집에 있어 IB 지원 시너지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김 그룹장은 전했다. 기업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데도 강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IB업계 판도 변화를 기대해도 좋다고 했다.
 
"누가 새 상품을 많이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입니다. 지속적으로 '아직 없는 상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구조화금융, 실물부동산, 인수금융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힘쓸 생각입니다. 부수적 효과로 퇴직연금 고객에게 합리적인 성과를 돌려주려 합니다."
 
"연 2000억원 순이익 목표…트렌드 리더 되겠다"
 
올해 한국투자증권 IB그룹의 순익 목표는 2000억원. 지난해 한국투자증권 PF본부(약 900억원)와 IB본부(700억원)의 순익 1600억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가능한 '숫자'라고 봅니다. 신규수익 발굴에 있어 트렌드 리더가 될 겁니다. 아무도 하지 않은 부분을 개척해야 블루오션을 점령할 수 있으니까요."
 
부동산 PF에서는 이미 '딜 해결사' 역할을 주도한 터라 안정적인 실적 달성이 가능하겠으나 손익본부가 아니었던 본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젊은 조직으로 수익 위주의 시스템으로 전열을 정비한 만큼 조직원들의 의지가 강합니다. 좋은 인재 영입으로 보다 공격적인 태세를 갖춰 사람과 아이디어를 내세운다면 안 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리그테이블에는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숫자로 답하겠습니다."
 
조직의 기대가 큰 만큼 속도도 내겠다고 했다.
 
"그룹장 임명 당시 걱정부터 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곧 설레기 시작했고 이제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IB그룹을 국내 최고로 끌어올릴 겁니다. 본부장은 부서장보다 많이 알아야하고 그룹장은 본부장보다 많이 알아야 합니다. 당분간은 걷는 속도부터 달라질 겁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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