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경기회복 기대감에 국제유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유가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의 경제 낙관론과 원유재고 감소 소식에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물은 지난주말보다 배럴당 48센트(0.7%) 오른 74.37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장중 74.81 달러까지 오르면서 장중 가격으로 지난해 10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로써 WTI는 올해 들어 67%가 급등했다.
◆ 최근 유가 상승 배경
IMF글로벌의 마이클 피츠패트릭 부회장은 "증시 급등과 달러 약세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경기회복 기대로 휘발유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유가 상승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내 주간 원유재고(8월21일)가 지난주 대비 90만배럴 감소할 것이란 로이터의 보도도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나이지리아 반군이 석유 기반시설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를 확산시켰다.
특히, 각국의 경기부양책, 저금리 기조, 물가 상승 우려 등으로 석유를 비롯한 상품시장에 투기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유가상승을 부추기는 변수로 지적된다.
◆ 향후 유가 향방은?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미국 경제지표 개선, 중국 등 개도국의 빠른 석유수요 회복세, 계절적 요인과 공급 부족 등으로 상반기보다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며 유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불룸버그 통신은 석유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인용해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어 유가는 조만간 배럴당 80달러 고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 쇼크 그룹의 스티븐 쇼크 사장은 "배럴당 75달러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면서 "심리적 저지선인 75달러선이 뚫리면 배럴당 80달러나 85달러대 유가를 막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기술적분석 전문가인 오바크 그레이슨도 유가가 75.27달러를 상향돌파하면 배럴당 80달러 돌파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요 회복 확신 힘들어
반면, 수요가 여전히 취약하고 공급이 넘치고 있어 유가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에너지거래 업체인 트래디션에너지의 진 맥길리언 애널리스트는 "유가 강세는 수요가 개선되지 않는 한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 4주간 원유 정제제품의 소비는 지난해보다 2.2% 감소했다. 또한 지난주 큰 폭으로 줄어든 원유 재고는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수치라는 점에서 석유 수요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