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혜승기자] 코스피가 지난 4월 1000선에서 최근 1600선으로 훌쩍 올라서면서 이른바 '껌값 종목'(penny stock)으로 불리는 '투기적 저가주' 역시 급감했다. 시장 전체의 강한 반등 탄력이 소형주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가 수준을 레벨업시킨 것이다.
하지만 상승장에서도 여전히 소외된 왕따 종목들도 있다.
1999년 나스닥 상장 1호기업으로 국내 IT산업 미래를 밝혔던 반도체검사장비 제조업체
미래산업(025560)이 대표적이다.
창업주인 정문술 KAIST 전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 있을 당시 1만1300원이었던(2000년 2월) 이 회사 주가는 현재 305원으로 추락했다.
초록뱀(047820)은 지난 14일 자본잠식률 50% 이상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그나마 200원대였던 주가가 100원대로 내려앉았다.
경영 악화로 작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중단한
남한제지(001950) 역시 200원대에 머물러 유가증권시장 체면을 구기는 상황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5일) 종가기준 주가가 1000원 이하인 종목수는 연초 234개에서 167개로 28.6% 급감했다.
'껌값'인 500원에도 못미친 종목수는 88개로 연초 232개에 비해 62.1%나 감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 이하 종목은 연초 73개에서 49개로, 500원 이하는 연초 52종목에서 22개로 각각 급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선 1000원 이하 종목수가 연초 161개에서 118개로, 500원 이하는 연초 180개에서 66개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두 시장에 상장 거래된 종목수는 연초 1977개에서 1947개로 30개 줄었다.
특히 1분기 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쳤던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껌값' 주식은 190개 넘게 증가하면서 상장사 10곳 중 1곳이 '껌값종목'이란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주가 500원 이하의 업체 대부분은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 악화로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었던 만큼 최근 초저가주의 감소는 경제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선호 경향이 뚜렷해 지고 이머징 시장의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 초저가주가 급감하고 있는 것은 기업에 대한 신뢰도 보다는 향후 성장성에 대해 베팅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초저가주의 상승이 기업 펀더멘털 개선에 기인한 것이 아니고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기 때문이다.
박원찬 하나대투 증권 연구원은 "초저가주의 오름세는 실제 실적호전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 상승세의 영향 또는 지난 1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가 최근 호전 기미가 나타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 현재는 어디까지나 대형주 장세로,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고점을 찍고 물량이 쏟아질 때가 되어서나 저가주로 눈을 돌릴만 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서혜승 기자 haro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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