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4분기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LCD 패널 공급이 넘쳐나면서 가격이 급락한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까지 겹쳤다. 일시적 '어닝쇼크'에 그치지 않고 올 한 해도 여파에 휘둘릴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21일 각 증권사 및 업계 의견을 종합한 결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50% 이상 급감한 4000억원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332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LG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적자전환까지 우려된다.
이는 공급과잉으로 시달리던 TV 제조사들이 지난 4분기부터 재고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아울러 PC시장 부진으로 정보기술용 패널가격 약세와 환율효과 제거 등도 실적 부진에 부채질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물량을 소화하려면 TV제조업체 모두 재고 조정에 치중해야 할 정도”라고 진단했다.
패널가격 하락세는 날개 없는 추락을 연상시킨다. LCD 패널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평균 5~6% 하락폭을 보였다. 특히 올 1월 기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40~43인치 중대형 TV 패널가격은 전달에 비해 8% 떨어지며 최근 2년 내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락세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는 데 있다. 중국이 공장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 오는 6월 예정된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수요 개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원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고 있어 올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 등 각종 스포츠 이벤트들이 IT 수요의 개선을 이끌어 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2월의 경우 춘절 효과로 인해 근무일도 줄면서 전체적인 수요 부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TV용 LCD패널 가격추이. 자료/IHS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