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사단법인 한국언론법학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디어 기업의 인수합병과 방송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최우정 계명대 법경대학 교수는 “신설된 방송법 제8조 16항은 통신사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인수를 통한 방송사업 수행 가능성을 명확히 열어뒀다”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집권정부가 인정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어 법적인 규제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방송법 제8조 7항, 8항, 11항은 언론의 여론형성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방송법의 대원칙적 규정으로, 방송 사업자뿐 아니라 전송망 사업자도 방송 사업에 대한 겸영 및 소유규제를 받게 한다”며 “그러나 16항은 망 사업자가 SO, 위성방송사업자, IPTV 방송을 겸영하더라도 법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해 법률의 체계정당성을 위반한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경제적 측면에서만 이해한 방송·통신 융합적 입법 형성을 자제하고, 매체 속성에 부합하도록 법 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방송 영역의 사업을 하는 신규 사업자는 방송법의 소유 규제와 시청률 규제의 법적 구속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SK텔레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가격 안정과 품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주장은 SO가 방송 사업자가 아닌 통신 사업자일 경우에만 가능한 것”이라며 “그러나 기속적인 규제조항인 방송법 시행령 제4조 3호가 삭제돼 의무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윤성옥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는 “방송법 제8조 7항에서 상호겸영과 소유지분에 대한 조항이 구별돼 두 규제를 병행할 수 있는 만큼 법 회피가 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현행 방송법 안에 여론형성과 다양성 보장을 위한 수많은 규제가 있지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법제 개편과 정책적 결정이 같이 논의되는 것이 이상적이나 물리적으로 불가하다면 향후 법제 개편 방향에 대해서라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1일 사단법인 한국언론법학회가 주최한 ‘미디어 기업의 인수합병과 방송법’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미연 기자
김미연 기자 kmytt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