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홍준표 재판' 증인 김해수 전 비서관 강제 구인 결정

입력 : 2016-01-22 오후 12:19:44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성완종 1억원 수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김해수(59)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강제로 법정에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홍 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전 비서관은 '홍 지사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윤승모(53) 전 경남기업 부사장에게 진술 회유 시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는 22일 열린 홍 지사의 2회 공판기일에서 "재판부에서도 출석을 독려했으나 불출석 의사를 표명해 통상의 방법으로는 증인신문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김 전 비서관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은 "김 전 비서관에게 5차례에 걸쳐 출석을 요청했지만 불출석 의사를 너무나 명확하게 표명하고 있다"며 "절차에 따라서 구인장이 발부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해도 게속해 불응하고 있어 신속한 재판을 위해 구인장 발부가 불가피하다"며 김 전 비서관에 대한 구인장 발부를 신청했다.
 
재판부가 검찰의 구인장 발부를 받아들이면서 김 전 비서관에 대한 구인장 집행은 다음달 26일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된 3회 공판기일에 맞춰 이뤄질 전망이다. 형사소송법상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하거나 감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최대 500만원까지 과태료를 반복해 부과할 수도 있다.
 
한편, 검찰은 전날 홍 지사의 변호인이 '불법감청과 위법 증거수집'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4월13일 윤씨와 이뤄진 첫 면담은 사전검증 절차였으며 당시 윤씨와 엄씨가 진술 회유와 관련한 통화 사실을 알지 못해 그 자리서 통화 내용이 녹음된 휴대폰을 압수하지 못한 것"이라며 "검찰과 윤씨가 서로 사전 협의가 있었다면 4월16일 2차 면담에서야 갑자기 윤씨가 먼저 엄씨와의 통화 내용이 담긴 USB를 우리에게 제출할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윤씨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5월2일 윤씨의 주거지와 엄씨와의 녹취파일 원본이 담긴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증거를 취득하려고 했으나 압수수색 과정에서 윤씨가 주변 사람들을 통해 원본이 담긴 휴대폰을 별도로 은닉시키고 결국 폐기시켰다"면서 윤씨가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이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변호인은 "이 사건은 정치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검찰이 윤씨라는 핵심 증인을 사전에 면담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의심스럽다"며 "검찰은 핵심 증인을 객관적으로 조사해 사실 여부를 수사하는 게 임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지사의 입장에서는 검찰이 윤씨와의 사전 면담을 통해서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진술을 받았다는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검찰은 4월16일 윤씨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USB를 확보하고도 5월2일에서야 윤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면서 "수사경험이 많은 검찰이 증거능력 문제상 원본파일 확보를 위해 수사절차를 진행했어야 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판준비절차에서 검찰은 결정적인 증거라고 주장하며 엄씨와 김 전 비서관을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재판부가 두 사람을 채택했다"며 "그런 중요한 증인에 대한 검찰이 원본파일 확보를 이렇게 허술하게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도 "검찰은 윤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이라고 주장하지만 4월13일 검찰의 수사보고서에는 윤씨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기재돼 있다"며 "윤씨는 검사가 시키는 대로 했으며 이후 한 달 이상 검사의 관리 하에서 진술을 조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2월26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리며 김 전 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홍 지사는 2011년 6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윤씨를 통해 성 전 회장이 전한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2일 열린 2회 공판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신지하 기자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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