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부품-전지업체 잇단 짝짓기, 배경은?

"현대모비스-LG화학, 배터리 합작법인
삼성SDI-보쉬 합작사 SB리모티브는 울산에 공장설립
"그린카 겨냥한 윈윈 전략"

입력 : 2009-08-28 오후 3:28:53
[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국내외의 자동차부품업체들과 전지업체들이 잇달아 짝짓기에 나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들의 제휴가 '친환경 그린카'라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윈윈'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 한동안 이런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삼성SDI와 독일 보쉬의 배터리 제조 합작사인 SB리모티브는 울산에 공장을 만들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27일 울산시와 체결했다.
 
SB리모티브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법인과 같은 성격의 배터리 제조법인으로, 만드는 제품도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로 동일하다.
 
SB리모티브는 지난해 9월 설립됐으며 독일 BMW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단독 선정된 바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들은 앞으로의 자동차 기술 발전방향이 친환경 그린차 개발로 모아지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후의 자동차는 가솔린이나 디젤이 에너지원이 아니라 전기나 수소연료 등 녹색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나 자동차 부품업체로서는 이 에너지를 저장하고 충전해 쓸수 있는 2차 전지 부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전지업체로서도 효율높은 배터리 기술만 계속 개발한다면 단가가 높고 안정적 판로를 보장해주는 자동차업체와의 결합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리드 등 신기술이 적용되는 차량의 배터리는 기존의 자동차부품과는 별개의 새로운 부품"이라며 "부품업체는 첨단부품을 확보하고 배터리 업체는 안정적 판로를 확보하는 이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도 "충전해 재사용하는 2차전지는 친환경차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새롭게 자동차 주요부품 목록에 오르게 됐으며, 부품업체와 2차전지 기술을 갖고 있는 배터리업체와의 결합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와 LG화학도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이르면 다음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현대차의 아반테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제작, 공급한 경험이 있다.
 
이번 양사의 합작은 이런 하이브리드 배터리 공동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작법인이 만들 배터리는 현대기아차 외에 국내외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강 이사는 "부품업체와 전지업체와의 합작 흐름은 친환경차를 만들려는 국내외 다른 완성차 업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배터리 확보를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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