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스토리)주택시장 한파, 이렇게 대비하자

전세금 지키려면 보증보험 필요…저금리 대출자, 고정금리 전환 고려해야

입력 : 2016-01-26 오후 3:19:13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 주택가격이 하락했다. 겨울철 비수기인데다 금리 인상과 공급과잉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여기에 2월부터 시행되는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부동산 거래는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질수록 무리하게 집을 구매한 대출자들이나 전세가 비율이 높은 세입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주택 구입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이자 부담과 주택가격 하락을, 세입자들은 깡통전세를 우려한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무턱대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각자 처한 현실에 맞춰 문제점을 인지하고 대응방안을 세우는 게 먼저다.
 
전세가 거품 역대 최고…보증금 사수하려면
우선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이 떼일까 하는 걱정이 가장 앞설 것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4%로 32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특히, 서울의 일부 지역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90% 이상 되는 지역도 등장했다. 유민준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부동산팀장은 "90% 이상은 경매로 넘어갈 때 전세금에 대한 손실 우려가 커 보증금을 지키는 쪽에 중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리스크를 벗어날 방안 중 하나로 전세보증보험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보험은 세입자가 일정액의 보험료를 내면 전·월세 계약 만료 시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집주인이 담보로 잡힌 집이 경매로 넘어가 전세금을 돌려받기 어렵게 됐을 때 보험사가 전세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상품이다.
 
최근 SGI 서울보증의 경우 보험료를 연 0.232%에서 0.192% 인하함에 따라 전세보증금 2억원인 아파트의 경우 연 38만원만 내면 되고, 전액 보상되는 대상에 도시형생활주택까지 포함되어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등 혜택이 많아졌다.
 
반전세도 지금으로선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최근 서울 시내 주요 지역을 돌아보면 전세물건을 찾기 힘 들 뿐만 아니라 물건이 있더라고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하는 반면 반전세나 월세 물건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전세금을 주고 불안해하는 것보다 반전세로 계약해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오은석 북극성부동산 재테크 대표는 "우리나라 부동산시장 역사상 수도권 전세가율이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다"며 "전세값 거품 경험이 없다 보니 대부분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안이한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저금리 주택구입자, 고정금리 전환 고려해야
저금리를 활용해 주택구매에 나선 대출자들의 경우 대출을 갈아타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단기간에 금리의 변동은 없다고 할지라도 향후 1~2년 후 금리가 상승한다면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대출금리의 형태가 변동금리라면 장기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다. 이때 고정금리방식이 혼합형인지 단순고정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시중 은행에는 20년 이상 고정금리 상품은 거의 없고 5년 혼합형 고정금리 상품이 많다. 예를 들어 이 상품이 20년간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이라고 한다면 5년간 고정금리 후 나머지 15년 기간을 코픽스에 기반을 둔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최소 5년 동안은 금리의 변동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고 변동금리 시기가 올 경우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만일을 대비해 최대한 자산을 늘려 부채를 갚아나가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내 집 장만, 주거와 직장여건 좋은 곳 노려야
마지막으로 예비주택구매자들이다. 이들은 여유가 있는 편이나 주택시장 추세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주택가격이 바닥을 다졌다고 확인한 뒤 집을 구매하려면 이미 늦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추세를 확인하려면 어떤 지표를 봐야 할까.
 
현재의 주택 시장은 실수요자의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실수요자들의 특징은 중소형 위주의 주택을 선호하고, 직장과 주거의 근접성이 뛰어난 곳을 선호한다. 서울을 예로 들면 광화문, 여의도, 강남의 업무지구와의 근접성이 뛰어난 곳에 있는 전용 면적 85㎡ 이하의 아파트가 이에 해당한다. 전용 면적 85㎡ 이하의 아파트 거래량은 2010년 79.9%에서 점차 상승해 지난해 85.6%에 이어 올해는 86.2%에 육박했다.
 
또한, 주택 구매자들이 30~40대인 것에 주목해야한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30~40대를 위주로 보면 대형 아파트 대신 6억원 내 정도로 마련할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한다"며 "대형아파트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민준 신한은행 자산관리솔루션부 부동산팀장은 "대출규제와 공급과잉 등 악재는 주택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지만 계속 오르는 전세금 때문에 언제까지 이사 다닐 수는 없고, 주택 소유자의 경우 집값이 마냥 오르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시장 추세를 읽고 이에 맞춰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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