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거 출신들, KBO리그 연착륙할까

로사리오와 노에시 등 유명 선수 등장…한국야구 적응 관건은 '적극성'

입력 : 2016-01-26 오후 3:51:3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국내 프로야구(KBO리그)에 자금줄이 풀리면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있던 윌린 로사리오(27·한화)와 헥터 노에시(29·KIA)가 합류해 올 시즌 출격을 앞두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로사리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출신의 노에시는 각각 130만달러(약 15억6000만원)와 170만달러(약 20억4000만원)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투수와 타자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젊은 나이라는 장점과 함께 메이저리그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 검증됐다는 게 이들의 몸값을 높인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한 첫째 조건으로는 정신력이 꼽힌다. 국내 무대에 적응하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팀에 융화하려는 태도가 기반이 돼야 자신의 실력 또한 자연스레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KBO리그에서 뛴 호르헤 칸투(전 두산)와 루크 스캇(전 SK)도 메이저리그 출신의 우수한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적응에 실패해 부진만 거듭하다 돌아갔다.
 
선수 개인의 실력 못지않게 정신적인 면이 강조되는 건 야구의 특성 때문이다. 야구는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규칙으로 진행되지만 유독 맞붙는 상대와의 심리전이 중요한, 상대성이 강한 스포츠다. 투수와 타자의 싸움만 보더라도 그렇다. 평균 0.4초 안에 날아오는 투수의 공을 타자가 치려면 상대를 철저히 분석해 예측하거나 아니면 감각적으로 휘둘러야 한다.
 
최근 열린 '프리미어12'에서 김현수나 이대호 같은 유명 타자들도 160km를 오가는 일본 투수 오타니를 상대한 직후 "미리 판단해서 휘두르거나 아예 한 가지 구질을 노리고 들어갔다"고 한 것이 그 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투타만 얘기하더라도 한 번이라도 만났던 상대와 맞붙는 것과 그렇지 않은 상대와 만나는 것은 천지 차이"라며 "우리가 국제무대에서 선수들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철저한 상대 선수 분석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귀띔했다.
 
결국 메이저리그 출신의 우수한 선수들이라도 끊임없이 KBO리그 선수들을 연구하면서 적극적으로 경기나 훈련에 임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 막판 한화 유니폼을 입고 고작 10경기에서 6승2패(평균자책점 2.97)를 올린 에스밀 로저스가 외인 선수의 모범 사례다. 로저스는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화려한 경력 외에도 경기를 자기 손으로 끝내겠다는 프로 정신과 더그아웃에서 팀 사기를 북돋우는 응원 등이 돋보인 선수다. 압도적인 그의 성적과 함께 올 시즌 한화가 일찌감치 그와 재계약한 이유이기도 하다. "야구는 멘탈(심리) 게임"이라는 격언은 메이저리그에서 넘어온 KBO리그 특급 외인에게도 유효하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올 시즌 한화와 계약한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 출신의 윌린 로사리오. 사진/덴버포스트
 
◇올 시즌 KIA와 계약한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출신의 헥터 노에시. 사진/시카고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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